주 메뉴 바로가기본문 내용 바로가기

겨울철, 눈물이 주룩주룩
눈물흘림도 병이다

이태열 교수

눈물이 많으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일 수 있다. 간혹 볼을 타고 흘러넘치면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도 불편하다. 눈물길이 막혀 눈물주머니에 화농성 분비물이 차면 아침에 눈곱이 많이 끼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눈물주머니를 눌러 분비물을 배출시키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기도 한다. 고려대안산병원 안과 이화 교수는 겨울철에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 때문에 안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한다.

눈물은 각막의 표면을 보호하고 눈의 이물질을 세척하고 항균 작용을 위해서 항상 분비된다. 윗 눈꺼풀 바깥쪽에 위치한 눈물샘에서 분비된 눈물은 안구 표면을 촉촉하게 적셔주고 눈에 영양분을 공급한 다음에 눈물점, 눈물소관, 눈물주머니를 거쳐 코·눈물관이라는 코 속의 열린 입구를 통해 배출된다. 이렇게 눈물이 배출되는 눈물점부터 코·눈물관까지의 통로를 '눈물길'이라고 한다.

눈물길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눈에 눈물이 고이거나 흘러내리는 증상이 나타나며 이를 '눈물길 폐쇄'라고 한다. 영유아에서 발생하는 눈물흘림은 대체로 선천적인 이유로 발생한다. 대개 출생 이후 수주 이내에 코·눈물관 끝부분 막이 열리는데 이 부분이 열리지 않는 경우 발생하며 그 빈도는 10% 전후다. 이 경우 일 년 정도 기다리면 저절로 뚫릴 확률은 80% 정도다. 하지만 이후에도 눈물흘림 증상이 계속된다면 눈물길을 뚫어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눈물길이 막히면 난시나 원시 등 굴절이상이 동반될 수 있다. 한쪽 눈의 코·눈물관 폐쇄가 양쪽 눈에서 발생할 확률보다 높다. 증상이 심하다면 너무 어려서 시력검사는 어렵지만 굴절검사를 통해 조기에 약시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성인은 후천적 요인이 크다. '원발성'이라고 하며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많다. 노화, 코·눈물관의 염증, 부종이 생기면 차츰 코 눈물관이 좁아진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진행하면 눈물길이 완전히 폐쇄돼 눈물흘림증이 심해진다. 이 밖에도 유방암이나 위암의 항암치료 후에도 발생할 수 있고 사르코이드증, 림프종, 백혈병, 비강 내 종양 등에 의해서도 눈물길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눈 성형수술은 시력, 안구 운동 등 기능적 고려가 중요

눈물길이 막히는 원인과 증상에 대해 설명하는 이화 교수.

이화 교수는 안과 전문의이자 성형안과가 세부전공이다. 성형안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눈 성형'이다. 성형안과라는 용어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명칭 그대로 눈꺼풀을 비롯한 눈 주위의 성형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안과의 전문 분야다.

성형안과에서 다루는 질환은 쌍꺼풀 수술을 비롯해 눈의 미용 성형수술, 외상이나 선천성 질환으로 인한 눈꺼풀의 모양 이상, 안검하수, 눈물길 질환, 갑상샘 질환으로 발생하는 갑상샘 안질환, 눈꺼풀과 안와 종양, 안와골절과 외상, 의안 수술, 안검경련 등이 있다.

건강한 눈은 백내장, 녹내장, 당뇨성 망막병증 등 눈 구조 자체에서 발생하는 질환이 없어야 한다. 또 눈을 보호하고 있는 눈꺼풀, 안와 뼈, 눈물샘, 눈물 배출경로 등 눈 주변 부속기에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성형안과는 이런 눈 주변 부속기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안과의 전문 분과다.

이 교수는 "눈의 성형수술은 미용적인 측면뿐 아니라 시력을 비롯한 눈물 분비, 안구 운동 등 눈의 기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에서도 안과 전문의 중에서도 눈 성형을 전문적으로 수련을 받은 성형안과 전문의들이 대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눈물 흘림의 다양한 원인을 감별하고 눈물길 폐쇄에 의한 눈물 흘림인지 알아보기 위해 '눈물소관 관류술'을 한다. 눈물소관 관류술은 생리식염수를 눈꺼풀 안쪽 눈물점을 통해 코·눈물길로 흘려보내 눈물길이 막혔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조영제를 눈물소관으로 주입하면서 X-레이를 찍어 협착 부분을 확인하는 눈물주머니 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눈물길 신티그래피나 컴퓨터 단층촬영으로도 검사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눈물길미세내시경이 새롭게 도입됐다. 지름 0.9㎜의 초소형 내시경으로 눈물길 내 병변을 직접 관찰할 수 있고 폐쇄 정도와 위치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내시경을 통해 협착을 뚫거나 염증, 결석 등을 제거하고 실리콘관을 삽입하는 치료까지 같이 시행할 수 있다.

눈물길 폐쇄 정도에 따라 치료법 달라져

흐르는 눈물

폐쇄가 심해 실리콘관 삽입술이 어렵다면 '내시경적 눈물주머니 코안연결술'을 시행한다. 원래의 코·눈물길보다 단축된 위치에 더 크게 눈물길 입구를 만들어 눈물이 잘 빠질 수 있게 해주는 수술로 내시경으로 코 안에서 이뤄지므로 겉으로 흉터가 남지 않는다. 성공률도 매우 높다.

눈물길 질환자라고 해서 모두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폐쇄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항생제나 스테로이드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도 가능하다. 눈물이 흐를 뿐인데 닦으면 된다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눈물길 폐쇄 질환은 이런 불편함을 넘어 피부 짓무름, 피부염, 결막염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눈물주머니에서 눈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계속 고이면서 세균이 번식하거나 염증이 심해지면 눈 안쪽과 아래눈꺼풀에 고름주머니가 잡힌 듯 붓고 커지는 급성, 만성 눈물주머니염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눈물흘림증이나 눈물고임을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하는 분들이 많다"며 "하지만 증상이 점차 악화되면 치료도 더 어려워지고 치료 성공률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눈물 질환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동반 질환을 가져오기도 하므로 꼭 적절한 시기에 전문의의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치료 후 눈건강 지키는 생활 가이드

눈물을 닦을 때 따뜻하고 살짝 적셔 있는 깨끗한 수건으로 닦도록 한다. 한 번 닦았던 쪽으로 다른 부위를 또 닦지 않도록 주의한다. 눈물길 주변을 마사지할 때는 하루 2~3회 정도 부드럽게 문지르는데 깨끗한 손으로 눈 안쪽에서 코 부분으로 문질러 준다.

수술 후 안쪽 눈구석에는 위 눈물점과 아래 눈물점을 연결하는 실리콘관이 있으며 거울로 보면 보인다. 눈구석을 심하게 비비거나 문지르면 밖으로 실리콘관이 돌출될 수 있으며 살짝 밀어 넣으면 다시 들어가지만 심하게 나온 경우는 피부에 종이테이프로 붙이거나 고정한 상태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억지로 밖으로 잡아 빼면 코 안의 실리콘관 매듭에 의해 눈물길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절대 잡아 빼면 안 된다. 코 안에 묶여있는 실리콘관 매듭은 보통 봉합사에 의해 코 아래 선반에 고정돼 있으나 코를 후비거나 매듭을 잡아당기면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리콘관으로 눈물소관염 등의 감염,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통증, 분비물, 충혈 등 이상이 있으면 실리콘관을 조기에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 정기적인 검사와 이상소견 발생시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성인 눈물길 폐쇄 환자에서 화농성 염증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한 특별한 예방 방법은 없으며 항생제 안약을 꾸준히 투여하거나 항생제를 복용하지는 않는다.

영유아의 선천성 눈물길 폐쇄는 눈물길 말단의 막성 폐쇄가 주원인이므로 눈물주머니 마사지할 때의 압력으로 인해 막성 폐쇄가 개방될 수 있으나 성인에서는 효과가 거의 없으므로 성인에서는 눈물주머니 마사지를 권유하지는 않는다. 단 눈물주머니 부위를 압박하여 분비물이 많이 나온다면 마사지가 분비물을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 EDITOR: 홍은심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