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메뉴 바로가기본문 내용 바로가기

암세포 파괴·항암 치료를 한꺼번에
'간암 경동맥화학색전술'

송명규 교수

경동맥화학색전술의 시술 경과에 대해 설명하는 송명규 교수.

간암 환자 중에는 간 기능이 저하되거나, 간암의 위치가 좋지 않아 수술이나 국소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들이 많다.
이때 경동맥화학색전술(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을 시행한다.

이 치료법은 간 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해 산소와 영양 공급을 끊고, 부위에 국소적으로 투여해 종양만 선택적으로 죽이고 정상적인 조직은 최대한 손상시키지 않는 시술이다. 고려대구로병원 영상의학과 송명규 교수에게 간암 경동맥화학색전술의 장점과 시술 조건, 기대 효과 등을 물어봤다.

간 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아 주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은, 시술 후 입원 기간이 짧고 즉각적인 사회 복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는 치료법이다. 전신 마취, 개복술 등을 하지 않으므로 위험이 적고 환자로서도 부담이 적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더라도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송명규 교수는 "이 치료술은 오른쪽 대퇴동맥으로 접근해 종양의 영양 공급 통로인 동맥을 막는 색전 효과와, 경동맥을 통해 항암제를 주입해 항암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치료법이다. 동맥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종양이 괴사되도록 하고, 항암제가 오랜 시간 고농도를 유지한 채 종양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해 항암효과도 높다"고 설명한다. 이 치료술은 간 절제술을 할 수 없는 간 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치료법이다.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다른 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어서 근래 가장 많이 활용되는 추세다. 다음은 일문일답.

간암 경동맥화학색전술의 원리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다른 장기와 달리 간은 크게 간동맥과 간문맥 등 두 개의 혈관에서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는다. 간문맥은 소장·대장에서 흡수한 영양성분이 흐르는 혈관이고, 간동맥은 대동맥에서 직접 나뉘는 혈관이다. 정상적인 간 조직은 간동맥과 간문맥에서 동시에 혈액 공급을 받지만 간암은 주로 간동맥에서 혈액을 공급받게 된다. 따라서 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간동맥 혈관만 선택해 항암제를 투여하면 간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고, 종양만 선택적으로 괴사시킬 수 있게 된다.

어떤 조건의 간암환자에게 시술이 가능한가?

보통은 원발성 간암 즉, 간에서 처음 생겨난 암인 경우에 시술한다. 물론 수술적 치료나 고주파 열 치료술이 가장 적은 국소 재발률을 보이고 있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 간암환자들의 경우는 수술적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가 약 15~20%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고주파 열 치료술은 종양이 적절한 해부학적 위치에 있어야 가능한데, 종양의 크기나 위치 때문에 곤란한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 이러한 까닭에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많이 시행한다.

국내외 여러 병원에서 검증된 치료법

송명규 교수는 간 절제술을 할 수 없는 환자에게 경동맥화학색전술이 좋은 대안이 된다고 말한다.

원리가 다른 만큼 다른 치료법과 차이가 많을 것 같은데.

항암치료는 일정한 주기로 항암치료제 복용이나 항암 주사를 반복하면서 치료 결과를 보고, 반응 효과에 따라 계속 치료할지 치료제를 바꿀지 결정한다. 반면에 경동맥화학색전술은 단순한 항암제 투여가 아니라, 종양의 영양 공급을 담당하는 혈관에 색전 물질을 함께 주입한다. 이 한 번의 시술로 항암제의 농도가 몇 개월간 유지될 수 있다. 좀 더 설명하면 항암제를 리피오돌(Lipiodol, 지용성 조영제)과 함께 섞어 주입하는데, 이 리피오돌은 수개월 동안 종양 혈관에 남아있으면서 한 번의 주입으로 항암제를 지속 주입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을 국내외 여러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검증된 치료법이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치료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데,

최근에는 약물방출미세구(drug-eluting bead)를 이용한 시술, 간동맥 방사선 색전술 등이 개발됐다. 그러나 아직은 치료 효과, 생존율 등에서 기존 경동맥화학색전술과 큰 차이가 없다고 알려졌다. 앞으로 더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치료대상을 세분화하는 연구가 필요하며 발전이 기대되는 치료법이다.

시술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지, 시술 전 준비 사항은 무엇인가?

먼저 입원하게 되면 곧 간기능 평가를 받게 된다. 이때 당뇨나 심장실환, 폐질환, 신장질환, 알레르기질환 등에 해당되는 환자, 혈전 용해제나 혈압강하제를 복용하는 환자, 조영제와 같은 약물에 부작용 경험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평가 상으로 경동맥화학색전술에 무리 없다고 판단되면 시술을 진행하게 되는데, 시술 전 6~8시간의 금식이 필요하다.

시술 당일에는 인터벤션실에서 혈관조영 장비를 이용해 시술을 받는다. 오른쪽 대퇴동맥을 가는 바늘로 찔러 혈관용 쉬스를 넣고, 이전에 촬영한 CT·MRI에서 보이는 병변을 기준으로 간세포암의 종양 공급 동맥을 찾아 리피오돌과 항암제를 주입한다. 시술은 종양의 개수와 위치에 따라 1~3시간이 소요된다.

발열·복통·구토 등 색전후 증후군
2~3일 내 호전

시술 후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보통 2㎜ 정도의 구멍을 내고 시술하는데,

보통 2mm 정도의 구멍을 내고 시술하는데, 아무리 구멍이 작더라도 혈액이 출혈로 고여 있거나 혈관 벽이 손상돼 그 주변으로 혈액이 유출되는 가성 동맥류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시술 시 접근로로 사용된 다리는 적어도 3시간 이상 구부리지 않는 게 좋고, 퇴원 후 2~3일 정도는 힘든 운동이나 무리한 활동을 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또 시술 부위의 혈관이 볼록 튀어나와 있거나 촉감으로 만져지는 게 없는지 확인해 보고, 만약 발견되면 반드시 내원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시술 후에는 발열과 복통,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등 색전후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대부분 2~3일 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리피오돌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 두드러기, 가려움증, 호흡곤란, 혈압저하 등이 생길 수 있지만, 이것은 10만 명당 1명 정도로 확률이 낮을 뿐 아니라 며칠이면 자연적으로 좋아진다.

예후에 따라 여러 번 시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던데.

경동맥화학색전술은 병기가 높고 간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하는 경우가 많다. 종양의 크기가 작고 혈관 선택이 간단하다면, 한 차례 시술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간암은 재발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시술을 받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시술의 장점은 종양으로 접근가능한 혈관만 남아있다면 간암이 재발하더라도 반복적으로 시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반면 수술의 경우에는 한 번 수술 후 재수술은 상당히 힘든 경우가 많다.

이 시술을 경험한 환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은.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징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꾸준한 몸관리가 필수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느 병원보다 많은 진료 경험을 가진 의료진들을 믿고, 치료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 EDITOR: 이종철
  • PHOTO: 홍태식, 셔터스톡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