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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환자 4명 중 1명 '당뇨발'
“세포이식술로 부작용 없이 완치 가능”

치료중인 사진 치료중인 사진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면서 당뇨 합병증인 당뇨창상(당뇨발) 환자도 같이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당뇨발이 생기면 발을 절단해야 한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와 사회적 인식 부족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적절히 치료받을 기회를 놓친다"는 게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한승규 교수의 지적. 세계 최초로 세포이식술을 활용한 피부 재건으로 당뇨발을 치료한 한 교수와 함께 당뇨발에 대한 오해와 치료법을 자세히 알아봤다.

10년 전부터 당뇨를 앓아온 60대 남성 김모 씨는 얼마전 등산을 갔다가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김 씨는 별다른 통증이 없어 '오래 걸은 탓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며칠 후 양말에 고름이 묻어나오기 시작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엄지발가락에 깊은 상처가 나 있었다. 곧바로 병원을 찾은 김 씨는 당뇨발 진단을 받았다.

평소 당뇨발에 걸리면 발을 절단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던 김 씨는 망연자실했다.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한승규 교수는 그런 김 씨를 안심시키고 세포 이식 치료를 권했다. 다행히 김 씨는 발을 절단하지 않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다.

'당뇨창상'은 당뇨병을 가진 사람의 발에 생기는 손상의 총칭이다. '당뇨발', '당뇨족' 또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으로도 불린다. 당뇨발은 좁은 의미에서 발에 난 창상이나 궤양만을 지칭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발에 나타나는 다양한 병변을 모두 칭한다. 병변의 형태는 궤양, 감염, 괴사 등으로 나타난다. 당뇨발은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이며, 당뇨병 환자에게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당뇨발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한승규 교수

당뇨발은 대개 혈관장애나 신경장애(감각저하) 때문에 발생한다. 감염과 당뇨병으로 나타나는 세포 재생능력 저하도 당뇨발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발에 감각 이상이 생긴 정도로 시작해 감각 마비가 오면서 상처가 생겨도 모른 채 방치하게 된다. 외상이 없어도 혈액순환 부전으로 발가락 끝이 괴사하거나 갈라진 피부 사이로 세균이 침범해 감염에 의한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다. 미국은 전 국민의 8.3%에 해당하는 2560만 명이 당뇨병 환자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30세 이상 인구의 12.4% 수준인 510만 명이며, 당뇨병 환자가 일생 동안 당뇨발을 경험할 확률은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25%까지다. 그럼에도 당뇨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태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년 동안 수천 명의 당뇨발 환자를 진료한 한 교수는 "당뇨발에 대한 오해 때문에 환자나 가족이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당뇨발에 대한 첫 번째 오해는 바로 '다른 중증 질환에 비해 심각하지 않으며 일부 환자들에게만 생기는 문제'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앞서 통계에서 살펴본 것처럼 성인 인구의 10%가 당뇨병 환자이며(세계보건기구), 이들 4명 중 1명이 당뇨발을 겪는다. 중증도도 높은 편이다. 국제학회지에 따르면 당뇨발로 족부를 절단한 환자가 5년 내 사망할 확률은 68%에 달한다. 이는 유방암보다 3배나 높은 수치다. 당뇨발과 암종 사망률을 비교하면 당뇨발은 췌장암, 폐암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

당뇨발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치료가 안 되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의 다수가 발에 상처가 나면 소독약을 바르는 등 국소적 치료만 하고 이를 방치한다. 이후 상처가 낫지 않고 심해지면 '당뇨 때문에 그렇다'며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또 다수의 환자는 '당뇨발에 걸리면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뇨발은 조기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전문적인 진료를 받으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한 교수는 "같은 당뇨발 환자라도 그들이 가진 특성이 모두 다르다"며 "진료를 통해 환자의 상태가 치료 가능한 상태인지 등을 확인하고 문제를 교정하면서 국소적인 상처 치료를 병행하면 성공적으로 당뇨발을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은 상처라도 즉시 병원 찾아야

당뇨발 병변

조기 검진과 사전 검진도 꼭 필요하다. 이미 해외 많은 나라에서는 당뇨병 환자가 합병증과 관련한 사전 검진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교수는 "유럽에서는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라면 반드시 합병증 관련 검사를 받는다"며 "이 검사를 통해 다리로 가는 혈관과 신경이 어떤 상태인지 등을 보고 당뇨발 등이 발생할 위험성을 미리 살핀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인자가 발견될 경우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으며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당뇨병 환자라 할지라도 이 검사를 한 번도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또 당뇨병 환자라면 발에 아무리 작은 상처가 나더라도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고 피부 재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 치유가 어렵고 소독만 한다고 상처가 낫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은 물집으로 시작된 상처를 방치하면 이곳에 염증이 생기고 나중에 가서는 궤양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한 교수는 "단순한 상처로 생각해 당뇨발을 방치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당뇨발이 의심된다면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발은 환자 상태에 따라 적용하는 치료법도 다르다. 고대구로병원에서는 상처 부위에 산소를 최대한 공급해 치유를 촉진하는 '고압산소치료법', 상처 부위의 균을 제거하고 세포 기능을 활성화하는 '초음파치료법', 레이저를 조사해 피부세포 기능을 활성화하는 '레이저 치료법' 등 최신 치료법을 활용한다. 필요한 경우 전기 자극으로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전기자극치료법'을 적용하는데, 이는 당뇨발 환자 대부분 족부 감각 둔화를 겪는 것과 달리 3명 중 1명은 신경세포 장애로 극심한 통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발 씻기·하지 운동, 당뇨발 예방 효과 있다!

당뇨병 환자들이 당뇨발을 예방하려면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상처가 생기면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실내에서도 양말이나 실내화를 착용해 상처나 마찰이 생길 확률을 낮추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는 전기장판 등 전열기구를 사용하다가 화상을 입는 경우도 많아 전열기구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발에 자극이 가지 않는 가벼운 운동은 하지 근육을 발달시키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줘 당뇨발 예방에 좋다. 가볍게 걷거나 자전거 타기, 수영, 간단한 무릎운동 등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운동이 적합하다. 다만 등산이나 달리기 등 발에 과도한 자극을 주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발을 자주 씻는 것도 당뇨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발을 씻으며 상처나 물집이 잡힌 곳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발을 씻은 후에는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확실히 건조시켜야 한다. 신발은 발가락과 뒤꿈치 부분이 막혀 있는 편안한 것이 좋으며, 상처가 생겼다면 신발이 이 부위를 누르거나 자극을 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발 씻는 그림

지방기질세포 이식 환자 100% 상처 치유

당뇨발 환자를 치료 중인 한승규 교수는 "단순한 상처로 생각해 당뇨발을 방치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당뇨발이 의심된다면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세계 최초로 당뇨발 치료에 '세포 이식 치료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 치료법은 상처 부위에 피부 재생능력이 뛰어난 건강한 세포를 이식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특히 당뇨발 전문 진료 및 치료를 위해 설립한 당뇨창상센터에서는 주로 섬유아세포나 혈소판세포, 지방줄기세포 등을 이식하는 치료법을 시행한다.

이 센터는 골수줄기세포의 상처 치유 촉진능력을 최초로 규명하기도 했다. 당뇨발 치료를 위해 창상치료용으로 새로 개발된 체외충격파를 활용하는 방법도 이 센터에서만 하고 있는 독자적 치료법이다.

특히 환자의 복부지방 기질세포 이식을 통한 당뇨발 치료는 높은 치료율을 자랑한다. 이 치료법은 지방흡입술을 통해 복부에서 채취한 자가 지방조직의 기질세포를 창상 부위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섬유아세포 치료 등 다른 세포치료법과 달리 세포 배양을 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지방기질세포 이식 치료를 받은 모든 환자의 창상 부위가 8주 내에 완전히 치유됐다.

한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비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지방 흡입을 통해 많은 양의 지방조직세포를 쉽게 얻을 수 있다"며 "지방기질세포 이식 치료에 대해 다각도의 임상시험을 시행한 결과 이 방법은 당뇨발 환자뿐만 아니라 피부암, 깊게 팬 상처 등의 재건에도 좋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상처 치료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EDITOR: 이민주
  • PHOTO: 김도균, 고대구로병원,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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