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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조기 진단' 중요
“평소 행동 미세한 변화 관심 가져야”

파킨슨병은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질환이다. 완치는 불가능하다. 다만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이다. 몸은 굳고, 움직임이 느려지고,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병세가 악화되면 삶의 질은 붕괴된다. 고대안산병원 신경과 권도영 교수는 조기 진단을 통해 초기에 빠른 치료를 하면 수년간 증세를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인성 질환인 파킨슨병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떨림과 강직, 몸동작 저하 등이 특징인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이 결핍돼 발생한다. 파킨슨병은 파킨슨증후군의 한 종류로, 60세 이상 노인 인구의 약 5.5%가 파킨슨증을 보이며, 이 가운데 1.5~2%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는다.

고려안산병원 신경과 권도영 교수는 "파킨슨병은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초기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 환자가 알지 못한 채 지나쳐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을 잘 모르면 단순한 노화 정도로 생각하거나 관절 문제 등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고, 주변 사람들도 초기의 미세한 변화를 인지하기 어렵다. 결국 초기 증상을 놓쳐 병이 진행되면 몸의 균형 유지가 점점 어려워지고, 보행 장애와 치매 증상으로까지 이어진다.

권 교수는 파킨슨병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노인의 평소 행동을 잘 살피고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지는 권 교수의 설명이다.

"노인들이 기억력이 떨어지고 성격에 변화가 오거나 평소 잘 다루던 물건을 잘 이용하지 못한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또 파킨슨병 초기 증상으로, 평소 걸음걸이 속도가 느려지거나 TV를 볼 때 입이나 손이 떨리는지, 얼굴의 표정이 감소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완치'가 아니라 '완화'에 방점

조기 진단과 감별 진단을 강조하는 권 교수는 공학자들과 융합연구를 진행 중이다. 센서로 얼굴 표정과 동작 변화를 분석해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피검사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뇌파 검사 등으로 질환 유무나 진행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것.

고대안산병원 신경과 권도영 교수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넘어짐, 걸음걸이, 자세 불안정 정도를 수치화하는 위험 예측 모델 개발에도 나섰다.

핵의학 검사 등 여러 검사로 파킨슨병이 진단되면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된다. 권 교수는 현재까지 파킨슨병 치료는 '완치'가 아니라 '완화'에 중점을 둔다는 것을 환자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파킨슨병은 한번 시작하면 진행이 멈추지 않기 때문에 완치를 목표로 삼을 수 없다는 것.

현재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은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는 레보도파를 비롯한 도파민 효현제, 아만타딘, 도파민 분해효소 억제제 등이다. 권 교수는 "레보도파는 파킨슨병 운동 증상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약물로 처방되고 있고, 지속시간을 조절하는 형태나 투약 경로를 변형한 다양한 제재가 개발된 상태"라고 소개했다. 이어 "노인은 고혈압, 당뇨병 등 여러 가지 동반질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약물을 처방할 때는 약물 간 상호작용이나 부작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요즘 추세는 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맞는 맞춤형 처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환자에게 운동과 소소한 공부를 시켜보는 것을 권한다.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환자의 상태도 호전되기 때문이라고. 약물치료 이외에 수술로도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다. 뇌심부자극술이 그것이다. 약물치료로 부작용이 생겼거나 약물을 줄여야 하는 환자가 수술 대상이다. 하지만 모든 파킨슨병 환자에게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권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은 떨림, 서동, 강직, 보행 장애 등에 효과가 있지만 수술이 약물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어서 수술한 후에도 약물은 계속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봉침은 'NO', 줄기세포 치료는 '글쎄'

진료 중인 권도영 교수. 권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줄기세포 치료가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연구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업적으로 인정받은 치료 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파킨슨병 진단 후 약물치료를 하다 보면 초기 수년까지는 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진다. 이 시기를 허니문 시기(Honeymoon Period)라 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환자에게도 의사에게도 고민이 생기기 시작한다. 인지 기능 장애가 나타나고 약효 지속시간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병이 진행함에 따라 약효가 있을 때 몸이 흔들거리거나 꼬이는 이상운동증과 함께 약효가 빨리 사라지는 운동 동요 증상이 나타난다"며 "약효 소진 현상에 대한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 교수는 또 "아침에 일어난 다음 움직임이 나쁘거나 떨림이 심할 경우, 다음 번 약을 먹기 전 몸 상태가 나빠지는 느낌이 드는 경우 등에 대해 빨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몸 상태 변화를 일기로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파킨슨병 치료에 봉침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권 교수는 "의학적 치료의 기본은 안전성과 보편타당성이다. 벌침 즉 봉독약침을 포함한 침치료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임상연구 방법을 통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피부 주변 염증 혹은 조직 괴사, 독성반응과 과민반응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도 관심을 모으고 있고 현재 과학자들이 활발히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아직은 좀 더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게 권 교수의 입장이다.

권 교수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은 일부 환자에서 효과가 보고되기도 했지만, 예상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며 "줄기세포가 병의 진행을 막는다는 연구는 없다.

결국 아직 연구 단계일 뿐 공식적인 치료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줄기세포 치료가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정받은 치료 수단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치료를 받으면서 완치를 기대했다가 실망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EDITOR: 박선재
  • PHOTO: 김도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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