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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m 혈관 연결하는 '미세재건수술' 국내 최고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정성호 교수

대학병원 성형외과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형외과=미용'과는 거리가 멀다. 간단한 피부 상처에서부터 근육, 인대, 뼈 등 신체 모든 부위의 재건을 담당한다. 재건의 의미도 미세수술을 이용한 수부 절단 및 손상 복원, 하지 재건, 수부 및 족부의 선천성 기형 수술, 수부의 신경마비 교정 등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요즘에는 힘줄과 인대의 염증성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것 역시 재건의 한 분야다. 수부 및 하지 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정성호 교수로부터 대학병원 성형외과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페인트 제조업을 하던 한 남성이 작업 중 기계에 양손이 말려 들어갔다. 손상은 물론 손바닥 쪽으로 페인트가 주입돼 양손이 심하게 오염된 상태. 타 병원에서 양손을 절단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강하게 거부하던 남성은 고대구로병원을 찾았다.

성형외과 정성호 교수는 최대한 오염 부위를 제거하고 다리 부위의 조직을 떼어내 혈관, 신경을 연결하는 재건에 성공했다. 덕분에 양손을 잃을 뻔했던 환자는 엄지와 검지를 복원해 정상에 준하는 생활이 가능해졌다. 정 교수는 "환자에게 제2의 인생을 선물할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며 미세수술을 이용한 재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안에는 뼈, 신경, 혈관, 힘줄 등 여러 가지 해부학적 구조가 있다. 수부 재건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지 접합수술이다. 이 수술은 1mm 이하의 절단 부위 미세혈관과 신경, 인대 등을 미세 현미경을 이용해 정교하게 복원하는 것이다. 많은 훈련과 연습이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에 충분한 선례와 노하우를 가진 의료진에게 수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미세 유리피판술 실패율 '제로'에 가까워

손안에는 뼈, 신경, 혈관, 힘줄 등 여러 가지 해부학적 구조가 있다.
수부 재건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지 접합수술이다.

고대구로병원은 1983년 개원 초기부터 국내에서 수지 접합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병원으로 꼽혔다.

초기 성형외과 의료진을 구축한 백세민 교수는 미국의 미세수술 기술을 국내에 도입했고, 그 당시 근처에 구로공단이 있었던 환경적인 이유로 매일 1~2건 이상 수지 접합수술을 했다. 현미경을 보면서 하는 정밀한 수술이다 보니 초창기에는 장비 자체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 미세수술 장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국내 어떤 의료기관보다 미세수술을 위한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왔다.

최근 근로 환경이 변화하면서 환자군도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수부 수술의 70~80%가 외상이었다면 요즘은 질환에 의한 환자가 많아졌다. 손가락 힘줄에 생긴 부기로 인한 '방아쇠 수지', 신경이 압박되어 생기는 '손목터널증후군' 등이 대표적이다.

고대구로병원이 집중하는 또 다른 분야는 하지 재건이다. 하지의 경우 외상 환자가 많기 때문에 미세수술의 한 종류인 피판술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피판술이란 연부 조직에 결손이 있을 때 그것을 재건하는 방법으로 주변 조직을 이용해서 결손 부위를 덮어주는 것을 '국소피판술', 주변 조직이 오염되어 다른 부위에서 조직을 가져오는 것을 '유리피판술'이라 한다. 이는 단순 피부 이식이 아닌 신경과 혈관을 이어서 재건하는 미세한 작업이다.

특히 외상을 입은 환자는 주변 조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유리피판술이 필수가 되는데, 유리피판술을 하지에 적용하는 것이 성형외과 분야의 난제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바에 의하면 실패율은 10~30% 정도. 하지만 고대구로병원에서는 실패율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정형외과와 성형외과가 한 팀을 이뤄 하지 재건에 특화된 진료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부적절한 치료가 원인이 돼 만성 골수염을 앓는 환자들을 볼 때가 많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사고를 당해 피부가 결손됐을 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씩 소독을 하며 살을 채운 뒤 피부 이식으로 치료를 할 경우 당장은 괜찮더라도 몇 년 뒤 반드시 골수염이 발병한다. 심각한 경우 뼈가 곪거나 썩어서 다리 절단의 위험도 있다.

고대구로병원은 부적절한 치료로 골수염을 앓게 된 환자의 경우, 이전에 덮었던 잘못된 조직을 들어내고 곪은 뼈를 제거한 뒤 유리피판술을 이용해 신경과 혈관을 잇는 작업을 시행한다.

뼈 관련 수술은 정형외과에서, 조직을 이식하는 미세수술은 성형외과에서 담당한다. 정 교수는 "이런 협업 진료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할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당뇨 합병증으로 다리의 피부가 썩는 '당뇨발' 환자도 고대구로병원에서는 미세수술로 충분히 재건이 가능하다.

수술 3일 후부터 조기 운동은 필수

수부센터 앞에 선 정성호 교수.
그는 "고대구로병원은 국내 어떤 곳보다 미세수술 경험이 많은 곳이다. 피부 결손이나 복구가 필요한 경우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드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수부 및 하지 재건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수술 이후 기능 회복을 위한 관리가 더 중요하다. 특히 손은 단순히 모양만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까지 그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정 교수는 "전문적인 수련을 받지 못한 의사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손이 움직이는 기관이라는 사실을 잊는 것"이라며 "이는 치명적인 실수"라고 지적했다. 수술 후 빠르면 3~4일, 적어도 일주일 후에는 조기 운동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정 교수의 신념이다.

이를 위해 수술을 할 때 힘줄이 끊어졌다면 조기에 운동해도 될 만큼 단단하게 봉합하고, 뼈가 부러진 경우라면 조기 운동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하게 고정한다. 그래야만 회복 후에 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여러 가지 구조물이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물리치료나 재활을 제대로 하지 않아 기능이 돌아오지 않는 환자를 간혹 본다며 안타까워했다. 미국에서는 수부 전문 물리치료사라는 별도의 자격증이 있고, 수부에 착용하는 여러 가지 보조기구를 제작하는 전문가가 따로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러한 개념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은 대학병원에 있는 재활의학과에서만 수부 관련된 전문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다.

수술을 마친 환자들이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식이 조절이다. 미세수술은 혈관을 연결하는 수술로 연결한 부위의 혈관이 막히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을 수축시키는 여러 가지 환경 요인을 주의해야 하는데 커피, 카페인, 담배 등은 미세혈관을 그 즉시 수축시킨다. 따라서 식이 조절과 금연을 병행하는 것이 수술 후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성형외과=미용술'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성형외과라는 분야 자체의 뿌리는 재건이다. 대학병원 성형외과에서는 미용이라는 한 가지 응용기술이 아닌 근간이 되는 기본기술을 숙련시킨다. 특히 고대구로병원은 재건에 집중해 외상 및 질환 환자들의 복원 수술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국내 대학병원 성형외과 중 미세수술을 기반으로 수부를 재건하는 곳은 많지 않다. 정 교수의 바람은 고대구로병원을 통해 수부 미세수술이 확산돼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마음 놓고 수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또한 하지 재건수술에 대한 국내외 의료계의 인식을 바꾸고 싶은 큰 포부도 있다. 힘들고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외면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수술이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보상도 적고 체력 소모도 많은 이 분야를 정 교수가 고집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매 순간 현실적인 어려움과 한계를 극복하고 수술에 성공하며 굉장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구로병원은 국내 어떤 곳보다 미세수술 경험이 많은 곳"이라는 정 교수는 "피부 결손이나 복구가 필요한 경우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드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 EDITOR: 김경민
  • PHOTO: 김도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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