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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치료, 시간이 곧 뇌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 조직에 손상을 주는 뇌졸중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5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들 중 600만 명이 사망한다.
또 지구촌 인구 6명 중 1명꼴로, 2초마다 발생한다는 통계도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뇌졸중이 발생하면 환자에게 장애라는 흔적을 남긴다는 것이다.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한시라도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에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는 얘기는 사실일까?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얘기하자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고대안산병원 신경과 이상헌 교수(뇌졸중 파트)는 "몇몇 연구에서 겨울철에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지만,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한다는 논문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겨울철 찬 기온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혈압을 올리고, 동맥 수축을 자극해 혈소판 수, 혈액 점도, 혈액 응고를 증가시켜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름철 탈수 증상 등으로 뇌경색이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며 "뇌졸중은 기온이라는 단편적 영향보다는 고혈압, 당뇨병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함께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팔·다리 힘 빠지고, 저리면 의심해야

고대안산병원 신경과 이상헌 교수는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 위험요인을 먼저 없애라고 권한다.

뇌졸중은 혈전성 뇌경색, 색전성 뇌경색, 열공성 뇌경색이 있고, 뇌출혈은 크게 뇌내출혈과 뇌지주막하출혈 등으로 구분한다. 혈전성 뇌경색은 뇌혈관에 생성된 혈전 때문에 혈관이 좁아져 발생하고, 색전성 뇌경색은 심방세동이나 부정맥 등 심장이나 다른 큰 혈관에서 혈전이 떨어져 뇌혈관을 막아 생긴다. 또 열공성 뇌경색은 큰 혈관에서 파생되는 아주 가는 소혈관이 막혀 나타난다.

뇌내출혈은 고혈압 등으로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 안에 피가 고이는 것이고, 뇌지주막하출혈은 뇌동맥류 등의 혈관 파열로 뇌를 싸고 있는 지주막 아래에 피가 고이는 질환이다.

뇌졸중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는 초기 증상(전조 증상)을 알아두는 게 매우 중요하다. 갑작스럽게 한쪽 팔 또는 다리에 힘이 없어지거나 저리고, 감각이 없어 숟가락을 잘 들지 못하면 뇌졸중 초기 증상으로 의심해봐야 한다.

또 안면마비로 입술이 한쪽으로 돌아가 있는지, 입 꼬리 등 얼굴 모양의 좌우가 확연히 달라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고, 한쪽 눈이 흐리게 보이거나 보행 장애, 어눌한 발음이나 이유 없는 극심한 두통 등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초기 증상이 있을 때 병원에 빨리 도착하는 것이 뇌졸중 치료의 핵심이다. 이 교수는 "뇌졸중 치료는 '시간이 곧 뇌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빨리 병원으로 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뇌졸중은 치료 시간과 방법에 따라 효과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질환이다. 따라서 초기 증상을 잘 인지하고 증상이 생기면 빠르게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상 발생 후 시간이 좀 지났더라도 초기 뇌경색은 진행하거나 재발할 수 있어 꼭 병원에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뇌졸중 예방? 위험인자 먼저 없애라!

뇌줄중 치료는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주사하는 것과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일반적이다. 정맥 내 혈전용해제는 뇌경색 발병 4.5시간 이내에 정맥을 통해 주사하는 것으로 간편하고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4.5시간이라는 시간적 제한과 출혈성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교수는 "과거 1세대 혈전제거술을 사용한 여러 연구에서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했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며 "최근 여러 대규모 국제 다기관 임상시험에서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급성 허혈뇌졸중 치료에 유의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에는 16시간과 24시간 이내의 급성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 무작위 대조연구에서 효과를 입증해 치료 시간이 연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위험요인을 먼저 없애라고 권한다. 뇌졸중의 일반적 위험인자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꼽힌다. 또 흡연, 과음, 비만,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뇌졸중을 부르는 생활습관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위험인자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과일과 채소를 풍부하게 섭취하고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줄이는 식단 등 건강한 식사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뇌졸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교수는 "적절한 신체활동과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흡연과 과음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헌 교수팀, '하이브리드 스텐트' 개발 성공

국내 뇌졸중 환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혈전제거술에 사용하는 뇌혈관용 스텐트는 전량 수입품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개발된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이상헌 교수팀은 산학연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청 및 중재시술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주)시지바이와 협업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뇌혈관 혈전 제거용 스텐트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 성과의 하나로 굴곡이 심한 뇌혈관에 순응하며 혈전으로 좁아진 혈관을 충분히 넓혀 혈전을 제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스텐트'를 개발했다. 또 바이오의료 기술사업 일환으로 서울시와 연계해 최적화된 '중심순환계 색전제거용 카테터'를 개발해 이를 이용한 혈관 팬텀 모델 개발 및 전임상 단계를 실행 중이다.

뇌경색 환자의 20~40%는 면밀한 검사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원인 불명 환자로 분류된다. 이에 이 교수를 비롯한 고대안산병원 신경과 뇌졸중팀은 원인 불명 뇌경색(Cryptogenic Stroke)의 원인 진단을 위한 첨단 모델 개발에 한창이다. 또 순환기내과와 함께 고려대 공대와 협업해 웨어러블 심전도 기계를 개발하고, 뇌경색의 원인과 형태를 영상학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한양대 공대와 머신러닝 기반 영상기법도 함께 연구 중이다. 이와 함께 뇌졸중 진단 모델 개발을 위해 빅데이터 구축과 머신러닝 기반의 뇌졸중 환자 대뇌영상 및 임상 진단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 EDITOR: 박선재
  • PHOTO: 김도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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