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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지나도 어색하지 않은 얼굴 모양,
숙련된 악안면재건술만이 지켜준다

박승하 교수

안면재건술의 전문가인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박승하 교수.

양악 수술과 악안면재건술은 수술 부위의 특성상 환자에게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적잖은 수술이다. 치료 목적의 수술을 진행할 때도 심미적인 부분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는 수십 년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안전한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양악수술과 악안면재건술을 진행하고 있는 이 병원 성형외과 박승하·천정현 교수에게 구체적인 수술 과정과 주의할 점에 대해 들어봤다.

얼굴의 일부인 턱은 상악과 하악으로 구성돼 있다. 양악(兩顎)수술의 목적은 기형적인 상·하악의 위치를 바로 잡아 부정교합의 개선과 비정상적인 얼굴의 형태를 개선하는 것이다. 수술을 통해 정상 교합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고, 안모 개선으로 인한 심미적인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구순구개열 후유증 치료 전 구순구개열 후유증 치료 후
구순구개열 후유증 치료 전(왼쪽)과 치료 후.

박승하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양악수술을 미용수술로만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은데, 양악성형은 안면기형으로 구순구개열(언청이) 후유증이나 반안면왜소증, 안면비대칭, 부정교합, 턱관절장애 등에서 필요한 수술"이라고 소개했다. 양악수술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양악성형이 처음 시행된 것은 30년 전이다. 국내에서 처음 양악성형을 시술한 곳은 고려대의료원이었다. 우리나라 성형외과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백세민 교수가 처음 시작한 뒤, 삼십 여년 동안 별다른 사고나 후유증이 없었다. 박 교수는 "양악수술 재수술 사례는 '0건'으로 그만큼 안전하고 만족도가 높은 수술이 이뤄졌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안면윤곽술과 구분되는 양악수술

양악성형  설명 사진
안면비대칭 환자의 양악성형

양악수술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또 다른 사실은 '얼굴 뼈를 깎는 수술'이란 것이다. 박 교수는 "얼굴 뼈를 깎고 줄이는 수술은 '안면윤곽술'이라고 한다. 각진 턱뼈(사각턱)이나 관골(광대뼈)을 줄이는 수술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양악수술은 '턱뼈를 갈라 원하는 위치로 옮기고 고정하는 수술'이다.

양악수술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뼈를 정확한 위치에 교정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사람의 얼굴은 미세한 차이만으로도 인상이 크게 변한다"며 "정확한 수술 부위에서 1~2mm만 어긋나도 결과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의료진의 숙련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전에 수술방법을 계획하는 것 또한 중요한 작업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의 경우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 후 환자의 얼굴변화를 예측한다.

최근에는 양악 수술 시간과 회복 기간이 예전보다 크게 단축됐다. 박 교수는 "수술 시간은 양악수술의 경우 반나절, 단악수술의 경우 2시간 정도 소요된다"며 "대부분 수혈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출혈량도 많지 않고, 실제로 환자가 수술 후 통증으로 크게 고생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수술시간이 적기 때문에 부기도 빨리 빠진다. 박 교수는 "수술 후 퇴원까지 2~3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숙련된 전문의가 수술할 때의 이야기다. 경험이 없는 의사가 양악수술을 할 때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양악수술법 자체는 안전하게 정립됐지만, 얼굴에서 신경이나 혈관을 잘못 건드리면 신경마비가 올 수 있고, 또 과다출혈이나 기도가 붓는 증상이 발생하면 자칫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양악수술을 받을 때 해당 병원에 중환자 대비 시설이 갖춰져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박 교수는 "수술 시간이 오래 걸렸거나, 수혈을 많이 하고 수술 후에도 통증 등 후유증이 남는다면 이는 잘못된 수술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증상이 까다로운 환자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자타공인 양악수술 분야의 명의로 알려진 박 교수도 긴장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박 교수는 "몇 년 전, 입이 아예 벌어지지 않는 환자가 있었다. 턱관절이 기형적으로 굳어 턱관절 강직 증상이 나타난 환자였다. 입을 벌리고 기구를 넣어야 수술을 할 수 있는데, 환자 상태가 심각해 걱정도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해당 환자는 턱관절 장애를 먼저 풀고 입을 벌리는 과정을 거쳐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입이 안 벌어져 제대로 먹지 못했던 환자는 "수술 후 얼굴도 교정하고 남들처럼 음식을 씹어 먹을 수 있어 행복하다"며 감사의 말을 전해왔다.

박 교수는 또 양악수술을 시술해야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잘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료 목적이어도 모두 양악수술을 하지는 않으며, 아래턱만 성형하는 단악수술로 해결되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양악수술이 절실한 환자는 아래턱과 위턱의 차이가 큰 경우다. 턱의 부정교합이 심한 경우 얼굴 모양뿐만 아니라 씹는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불편을 겪게 된다.

박 교수는 단순 미용 목적의 수술은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상·하악의 위치와는 상관없이 단순히 얼굴을 작게 하거나 갸름해지고 싶은 목적으로 양악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교합과 상·하악의 조화 등을 고려하지 않는 단순 미용을 위한 무분별한 양악수술이므로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구순구개열 후유증 같은 얼굴 변형은 성장하면서 달라질 수 있기에 부위별 적합한 수술시기가 있으며 얼굴 전체를 고려한 수술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흉터 관리는 레이저로 조기에 치료

한편, 박 교수는 최근 입안 절개만으로 안면표정을 만드는 일명 '스마일 수술'을 세계 최초로 고안해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안면신경마비가 온 후 입이 돌아가고 얼굴표정이 비대칭이 되는 등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많은 가운데, 부담이 적은 수술방법이란 평가다.

박 교수는 '레이저 피부성형'을 본격적으로 도입·발전시킨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그는 현재 대한의학레이저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레이저는 피부 질환, 흉터, 주름 등 여러 가지 치료를 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특히 흉터 치료에서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 교수는 '흉터를 레이저로 빨리 치료해야 결과가 좋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처음 증명했다.

천정현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천정현 교수.

얼굴뼈에 메스를 대는 악안면재건술은 안면의 형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안면은 외적인 부분 외에도 먹고, 말하는 기능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안면의 연부조직은 얼굴근육, 안면신경이 작용해 일반적인 표현 및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데, 안면골절과 연부조직의 손상이 발생했을 경우 형태 및 기능을 위해 정확한 수술이 중요하다.

천정현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악안면재건술을 실시하는 성형외과 의사들은 단순한 안면부 열상(찢어짐)부터 코뼈, 안와뼈, 광대뼈, 윗턱뼈 및 아래턱뼈 골절까지 모든 안면부 손상에 대한 치료 및 재건을 담당하게 된다"며 "안면부골절 외에도 안면에 위치한 악성종양을 떼어낸 뒤 최대한 원래 모습대로 돌려놓은 복원 수술, 구순구개열 후유증 등 안면재건과 관련한 모든 범위의 수술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안면재건술의 경우 수술 중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사전에 수술과정 및 결과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준비하는 등 철저한 수술 전 준비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의 경우 수술 전날 의료진들이 모여 토의한다. 어떤 부위에 수술을 진행할지, 더 좋은 수술 방법은 없을지 토의하는 시간이다.

천 교수는 "외관의 변화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은 알맞은 비율로 이목구비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며 "수술 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이를 먹은 후에도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성형외과 의사는 '미적 감각'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당장 보기에 '예쁘고, 멋진' 것보다는 수십 년이 지나도 어색하지 않은 얼굴 모양을 갖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EDITOR: 박정연
  • PHOTO: 지호영, 고려대의료원,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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