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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부인암 수술,
로봇수술로 합병증 줄인다

홍진화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홍진화 교수가 로봇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부인암 수술은 높은 안전성과 정밀성이 요구되는 수술이라는 점에서 무척 까다롭다. 근래에 로봇수술이 각광받으면서 부인암 수술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는데, 고려대 구로병원은 로봇수술의 선택지가 넓고 선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많은 환자들이 마지막 보루로써 찾는다. 산부인과 홍진화 교수가 설명하는 부인암의 로봇수술 방식과 장점을 들어봤다.

부인암은 자궁과 난소를 포함한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다섯 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난소암·외음부암·질암 등이 그것이다. 이 중 특히 발병률이 높아 주목받는 것이 3대 부인암이다.

"외음부암과 질암은 발생률이 매우 적고 환자도 드문 반면에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난소암은 3대 부인암이라 불릴 정도로 환자가 많은 편이고 경과도 위중하다. 때문에 선제적인 검사와 진단이 필수적인 암이라 할 수 있다."

홍진화 교수는 1990년대만 해도 자궁경부암이 부인암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았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국가적으로 시행하는 암 검진이 자리를 잡고, 2000년대에 이르러 자궁경부암 백신이 도입되면서 예방 조치가 취해져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의 경우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암으로, 주로 잘못된 생활 습관에서 비롯되는 사례가 흔하다. 특히 고지방 위주의 식사와 운동을 잘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데 요즘의 대체적인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치료 효율 높고 더 안전한 로봇수술

홍진화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홍진화 교수.

"부인암이 다른 암과 차별되는 것은 여성에게 생기는 특이적인 암이라는 점이다. 증상으로 보면 자궁내막암의 경우 초기에 질 출혈이 나타나는 데 반해, 경부암이나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한참 경과된 후에야 깨닫고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이 중 난소암은 혹이 생긴 후 웬만큼 크기가 커지지 않는 한 이렇다 할 증상을 느낄 수 없는데다 말기로 진행되어야 헛배가 부르고 변이 잘 나오지 않는 등 징후가 보인다. 이때는 난소에 암이 생겨 이미 크기가 커지고, 암 조직이 복강경 내로 퍼지면서 동시에 장 표면에 달라붙은 상태다. 그런데 환자로서는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변비 정도로만 여겨 소화제를 복용하거나 심한 경우 가정의학과나 내과를 방문해 내시경 검사를 하는 정도다. 병원에서 이상을 파악하고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면 그제야 혹이 발견되고, 마지막으로 산부인과를 찾게 되는 것이다."

초기 증상이 없기로는 자궁경부암도 마찬가지다. 암이 진행되면서 경부에 생긴 종양이 표면을 벗기며 출혈을 유발하고 조직이 괴사하면서 악취까지 생긴다. 이때 병원을 찾는다면 대부분 말기에 다다른 시점이 된다. 기존에 부인암을 치료하는 방식은 1990년대만 해도 개복 수술이 보편적이었다. 이후 1990년대 중반이 되어 복강경 수술이 도입되면서 국내에서 선도적인 의사들이 시도했고, 200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복강경 수술이 활발하게 보급됐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로봇수술이 도입된 것은 2010년대 중반인데, 치료 효율과 재발률 등 수술 성적이 좋아 현재는 부인암 치료에서 복강경 수술이 로봇수술로 옮겨가는 추세다.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의 근본적인 차이는 수술 부위를 봉합하는 기구의 차이다. 복강경 수술은 절개 부위의 방향에 따라 봉합 각도가 달라져야 하는데, 원하는 각도로 정확하게 봉합하기가 어렵고 시야도 좋지 않다. 반면에 로봇수술은 로봇팔이 사람의 팔 관절과 유사하게 작동하므로 매우 편리하다. 또한 선명하고 화질이 좋은 3차원 영상 모니터를 보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미세한 구조물들, 예를 들어 작은 신경이나 혈관, 손상되어서는 안 될 정상적인 구조물이 잘 보인다. 의사로서는 절제해야 할 조직과 절제해서는 안 될 조직의 구별이 잘 되기 때문에 안전하고 정교하게 시술할 수 있다. 또한 환자에 따라 혈관이나 신경 등 해부학적 기형이 있는 경우 안전하게 피해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로봇수술의 또 다른 장점은 의료진이 편하게 앉아서 진행한다는 것이다. 복강경 수술은 서서 시술해야 하므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피로도의 차이, 집중력의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합병증의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홍 교수는 "로봇수술의 경우 손목의 움직임과 동일하게 움직이고 손 떨림도 방지할 수 있으니 당연히 수술 성적도 우수하다.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보다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좋은 선택인 셈"이라고 강조한다.

환자 상태 따라 다학제적 접근으로 치료

홍진화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홍진화 교수.

수술 기구 삽입을 위한 투관침을 넣는 부위도 다르다. 복강경 수술의 경우 배꼽에 하나, 양쪽 하복부에 하나씩, 치골상부에 하나 등 네 부위에 삽입한다. 로봇수술은 배꼽 위 2cm 되는 지점에 하나를 뚫은 후 카메라를 삽입하고, 이를 기준으로 양쪽에 8cm 되는 지점에 각 하나씩 뚫고, 경우에 따라서는 로봇 팔을 하나 더 사용하기도 한다. 근래 들어 각광받는 단일공 로봇수술의 경우 장비가 전혀 다른데, 배꼽 위에 2.5cm 정도의 구멍 하나만 뚫고 여기에 카메라, 로봇팔 등을 모두 삽입하는 방식이다. 이는 환자별 케이스에 맞게 로봇수술 중에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다고 할 수 있다.

모든 부인암을 로봇수술로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난소암의 경우 개복수술을 표준으로 하는 것이 세계적인 공통사항이다. 이는 암에 따라 진행 패턴이 워낙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암은 처음 종양이 생긴 부위에서 점점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형태인데 난소암은 횡경막, 간 표면 등 원거리까지 퍼지는 경우가 흔하다.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로는 광범하게 퍼진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아직까지는 개복수술이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자궁내막암은 복강경 수술을 기본으로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실증된 바대로 로봇수술이 복강경을 완전히 대체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치료 패러다임이다.

"환자에게는 암의 진행 경과와 신체 상태를 고려한 적절한 수술방법을 제안한다. 로봇수술이 좋다고 판단되면 환자에게 수술 시간이 비교적 짧고 안전성과 정교함이 확보된 수술이며 회복력과 합병증의 걱정을 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젊은 환자의 경우 자궁근종절제술, 난소혹수술 등을 설명할 때는 앞으로 임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조직 보존을 위해 로봇수술이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미용적인 측면을 고려해 단일공 로봇수술을 권장할 때도 있다. 로봇수술의 장점이 많아 수술 후 환자분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한편, 홍 교수는 부인암 환자들이 암뿐 아니라 다른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다학제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종합적인 진료를 받기를 추천한다. 고려대 구로병원의 경우 다학제 치료를 통해 원스톱(One Stop)의료 프로세스를 구현하고 있다는 것을 큰 강점으로 꼽는다.

"얼마 전 내원한 자궁내막암 환자는 폐암이 동시에 발병한 케이스였는데, 다학제 치료를 통해 수술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갖고 있는 환자라면 수술만이 아니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표적 치료 등을 고려해볼 수 있는데, 우리 병원은 월 1회 정기적으로 모여 다양한 환자 케이스를 보며 토론하고 가장 이상적인 치료방법과 약제 등에 대해 제안한다. 예를 들어 난소암의 경우 자궁 뒤쪽에 직장이 위치하는데, 암이 직장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아 자궁, 난소를 절제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장 절제도 같이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대장항문외과의 도움을 받는데, 우리 병원은 이러한 협진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산부인과 진료 이미지

이상 없더라도 산부인과 검진 받아야

"예전에는 항암제를 쓰다가 마지막에는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다는 사례가 많았지만, 이제는 기존 항암제뿐만 아니라 면역치료제, 표적치료제, 혈관형성억제제 등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어서 진행성 암, 재발성 암이라도 무병 생존율의 현저한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기존 항암제와의 병합요법 등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으니 설령 진행된 상태에서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좌절할 필요가 없다."

홍 교수는 여성들이 부인암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정기적인 검진과 검사를 권한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암검진 통지서가 왔을 때 빠지지 말고 검진을 받아볼 것을 강조한다,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의 경우에도 적절한 선별 검사가 없으므로 아무런 불편한 증상이 없더라도 연 1회 반드시 산부인과에 내원해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 EDITOR: 이종철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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