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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도 미세의술이 필요한 유방재건,
림프부종도 대처하는 병원 선택해야

윤을식 교수(가운데)와 이형철(왼쪽) 정재호 교수

유방재건술 전문가인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윤을식 교수(가운데)와 이형철(왼쪽) 정재호 교수.

유방암 수술을 받고 난 뒤 유방재건을 원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2015년 유방 재건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부터다. 하지만 유방재건술은 수술 과정에서 림프부종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윤을식(현 대한성형외과학회 이사장) 이형철 정재호 교수를 만나 유방재건술과 림프부종에 대해 알아봤다.

유방 재건술은 보통 유방암 수술 과정에서 절제한 유방을 재건하는 수술이다. 기능적인 회복을 위한 수술은 아니지만 많은 환자들이 수술 후 유방 재건술을 받고 있다. 신체 부위의 상실로 인한 심적 고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유방 재건술의 명의(名醫)로 알려진 윤을식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로 유방을 제거한 환자들의 경우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자연스러운 유방을 만들어주는 재건술은 환자가 신속히 일상생활로 복귀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유방 재건술은 2015년 건강보험 급여화가 이뤄진 이후 환자 수요도 크게 늘었다. 윤 교수는 "건강보험 적용이 된 이후로 유방 재건술을 받는 환자들은 두 배 정도로 늘어났다"며 "대학병원에선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70~80% 정도가 유방 재건술을 받고 있다"고 관측했다. 외국의 경우 유방재건술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매년 '유방재건 인식의 날'을 열고 홍보활동을 벌인다.

우리나라에선 고려대 안암병원이 이 같은 취지의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윤 교수는 "2019년 원내에서 '유방재건 인식의 날' 행사를 했다. 실제 경험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유방재건술을 고민 중인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흉터 최소화 위해 '겨드랑이' 절제해 수술

유방재건술은 삽입하는 재료에 따라 자가 조직을 이식하는 재건술과 보형물을 사용하는 재건술, 하이브리드 유방재건술로 나뉜다. 수술 시기에 따라 유방암 수술과 같이 진행하는 동시 재건과, 유방암 수술 뒤에 이뤄지는 지연 재건이 있다.

자가 조직 이식술은 보통 환자의 등이나 배 부위 조직을 사용한다. 자신의 신체 일부인 만큼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적고 환자들도 선호한다. 보형물 이식은 자가 조직이 충분하지 않는 경우 등에 실시한다. 윤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보형물은 모양이 인위적이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최근에는 보형물과 수술 방법의 발전으로 자연스런 모양을 만들어 미용적 결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재건술은 자가 조직과 보형물을 동시에 사용해 각 수술의 단점을 보완한다.

흉터의 최소화는 유방재건술의 또 다른 목표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2012년부터 로봇수술을 실시하며 많은 경험을 쌓아왔다.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보다 절개 부위가 작고 수술 흔적이나 흉터 자국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잘 보이지 않는 겨드랑이 부위를 절제해 이식하는 수술법은 고려대 안암병원이 국내에선 '원조격'이다. 이형철 교수는 "우리 병원에서는 다빈치 모델을 사용해 겨드랑이에 한 개의 구멍을 뚫는 방식의 수술을 거의 처음 도입했는데, 매우 선도적인 수술법으로 지금은 대형병원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에 전문의 '2명 이상'이 들어가는 것도 고려대 안암병원이 이 분야에서 가진 경쟁력이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한 명의 전문의가 수술에 참여하는데, 우리는 2명의 숙련의가 수술에 참여한다. 2명의 의사가 수술을 하는 만큼 시간이 단축되고 종합적인 수술 질적 측면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와 이 교수는 체계적인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주요 경쟁력으로 꼽았다. 윤 교수는 "수술 전 날 유방외과 담당의와 함께 절개 부위를 포함한 수술 방법에 대해서 상의하고 충분한 의사소통을 한다. 수술 전에 이렇게 준비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자부했다. 이 교수는 "유방 재건술은 수술 흉터와 모양 변화까지 고려해야 하는 세밀한 수술로 만반의 준비를 해둬야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방 재건 수술 환자의 후유증, 림프 부종

윤을식 교수
유방재건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윤을식 교수.

유방재건술을 받은 환자가 수술 후 겪을 수 있는 주요 후유증에는 림프 부종이 있다. 수술 중 겨드랑이 부위 림프관을 절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된다. 림프부종은 유방암 외에도 자궁경부암 수술 중 사타구니 부위 림프관을 절제하면서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부종으로, 심할 경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팔다리가 비대해지고 반복적인 감염에 시달리게 된다.

윤 교수는 일찍이 림프부종의 예방적 접근에 주목한 바 있다. 윤 교수는 "림프 부종은 예방이 가능한 시기가 한정적이며 발병 시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라며 "한 번 증상이 발현하면 환자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발병 전 예방의 필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수술할 때 림프절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다. 암이 유방에만 국한되어 있는지 아니면 림프절까지 전이가 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림프부종은 일단 발병한 뒤에는 치료하기가 몹시 까다롭다. 가장 널리 알려진 '림프관 정맥문합술'은 손상된 림프관을 정맥에 이어 림프액 순환을 돕는 수술이다. 이어 다른 부위에 있는 정상 림프절을 유리피판 형태로 림프부종이 있는 팔이나 다리에 옮기는 '혈관성 림프절 전이술'이 있다. 재활치료로도 회복되지 않는 중증 환자들을 위한 수술법은 있지만, 0.3~0.6mm의 림프관을 다루어야 하는 고난도 미세수술 술기와 림프관 조영장비를 함께 갖춰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고난도 수술 진행하는 전문 클리닉

이에 고려대 안암병원에선 일찍이 림프부종 환자 수요에 대비한 '림프부종 클리닉'을 개설했다. 다학제 진료팀으로 구성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클리닉에서 근무하는 정재호 교수는 "재활의학과, 유방외과, 성형외과, 영상의학과 4개과가 통합해서 움직이고 있다. 림프부종 질환 클리닉 자체가 대형병원에도 많지 않은 가운데 다학제적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림프부종 클리닉의 또 다른 특징은 미국 대형병원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윤 교수는 "미국 시카고 대학은 일찍이 림프부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진 곳인데, 우리 병원과 교육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진들이 2~3개월 정도 연수를 다녀오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림프부종 클리닉을 개설할 때도 시카고 대학의 시스템을 많이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수술 이미지

고려대 안암병원 림프부종 클리닉에서는 첨단 의술을 가장 먼저 도입하기도 했다. 기존의 '림프관 정맥문합술'에 더불어 쇄골상 림프절을 유리피판 형태로 림프부종이 있는 환부로 옮기는 '림프절 전이술'을 접목한 '쇄골상 림프절 전이술'을 초기에 도입해 국내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 교수는 "림프절은 떼어내는 부위가 여럿 있는데, 이 중 쇄골은 재발위험이 가장 낮지만 떼어내는 것은 가장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술적으로 어려운 수술인데, 고려대 안암병원에선 수술 증례가 축적돼 지금은 많은 환자들에게 권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또 "림브절 전이술 또한 2개 팀이 진행한다. 짧은 시간 동안 림프관을 찾아 적절한 수술로 이어지게 하는 게 관건인데, 여러 명의 의료진이 투입돼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림프부종은 한번 발병하면 치료가 어렵지만 적절한 수술과 재활치료가 이뤄지면 치료가 가능하다. 실제로 심각한 흑색종 환자의 림프부종을 완치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림프부종이 심한 경우 환자 입장에서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지 못할 수는 있다. 림프부종에 대한 예방적 접근이 거듭 강조되는 이유다"고 강조했다.

  • EDITOR: 박정연
  • PHOTO: 지호영,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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