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초 다투는 담낭질환,
응급 로봇수술로 고친다
고려대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송태진 교수는 신속한 수술이 필요한 담낭질환 환자를 위해 응급 로봇수술 시스템을 구축했다.
로봇수술이 국내에 도입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많은 병원이 로봇을 진료 현장에서 사용하고, 인도, 대만, 몽골, 우즈벡 등 타국의 의사들이 한국을 찾아 로봇수술을 배우고 있다. 로봇 콘솔을 이용해 로봇 팔을 원격 조작하는 수술법이 보편화되면서 뛰어난 손기술을 자랑하는 한국 의사들은 기존 수술법에 자신만의 술기를 더한 새로운 수술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응급 로봇수술'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해 보편화한 고려대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송태진 교수가 대표 사례다. 송 교수를 만나 응급 로봇수술과 담낭질환에 대해 들어봤다.
고려대 안산병원 응급실에 한 환자가 실려 왔다. 다른 병원에서 급성 담낭염으로 복강경 수술을 받다가 담도가 손상돼 끊어진 상태였다. 담낭 주변 염증이 심하고 해부학적으로 담도 구조가 특이한 것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수술하다 발생한 사고였다. 상황을 파악한 로봇수술센터 간담췌외과 송태진 교수는 즉시 응급 로봇수술을 준비했다. 응급으로 로봇수술을 하는 것은 여타 대학병원에서 흔치 않은 일. 이런 상황에선 개복수술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로봇수술을 준비하는 데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걸리고, 적절한 의료진과 수술실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 하지만 송 교수팀은 단 10분 만에 로봇 세팅을 마치고, 곧바로 수술에 착수했다.
송 교수는 이전 병원에서 복강경 수술을 하려고 뚫었던 구멍을 활용해 로봇 팔을 결합하고, 담도에 마이크로 튜브를 삽입한 뒤 봉합해 잘린 담도를 연결했다. 환자는 이 수술 후 3일 만에 퇴원했다. 개복수술을 했다면 2주일 정도는 입원했어야 할 상황. 환자 회복 기간을 열흘 이상 단축한 것이다. 송 교수가 응급 로봇수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건 이런 '성공의 기록' 덕분이다. 그에게 담낭 관련 질환에 대한 설명부터 들었다.
'쓸개'라는 단어로 더 익숙한 담낭은 간에서 만든 담즙을 저장하는 곳이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 담낭 근육이 수축하면서 저장해둔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배출해 지방을 소화한다. 담낭에 저장돼 있는 담즙이 체액 성분 변화 등의 원인으로 침전되면 담석 또는 담낭결석이 발생한다. 결석이 담낭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담낭염이 생길 수 있다. 담낭염이 발병해도 특별한 증상이 없고 즉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정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며 담석을 녹이는 용해제를 사용한 약물 치료를 실시할 수 있다. 하지만 염증 부위가 크거나 2.5~3cm 이상의 거대 담석이 발생한 경우, 또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복부 통증이 있는 경우 등엔 담낭절제술을 고려한다.
현재 로봇수술이 큰 힘을 발휘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담낭염이다. 수술 도중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로봇수술을 하면 복강경 수술을 할 때보다 긴급 대응 조처를 하기에 유리하다. 또 과거 상복부 수술을 한 경험이 있는 환자도 다시 수술할 수 있다. 개복 수술을 하면 배 중앙에 큰 흉터가 남는데 로봇 단일공 담낭절제술은 배꼽 주변 약 2~2.5cm만 절개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고려대학교 지주자회사 '크림슨스타' 이끄는 송태진 교수
송태진 교수는 2016년 고려대 지주자회사로 설립된 크림슨스타의 대표를 맡고 있다. 크림슨스타는 고려대 안산병원의 연구기반 스타트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현재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보유한 특허를 바탕으로 안암·구로·안산 병원 의료진과 협력해 제품 연구 및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경기도 안산지역에 있는 여러 기관과 산학협력을 실시해 지역 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크림슨스타의 대표 상품은 피부 진정 효과와 보습, 염증 치료에 효과적인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이다. 크림슨스타는 앞으로 아토피와 화상 치료, 상처 드레싱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의료용 팩과 상처 치유 촉진기, 의료용 손세정기 등 의료용품을 개발해 국민 건강 증진에 앞장 서겠다는 사업 목표를 갖고 있다. 송태진 교수는 "의료용품 개발 과정에서 효과를 확인해 먼저 피부미용 제품을 판매하게 됐다. 크림슨스타의 궁극적인 목표는 피부질환 및 상처 회복을 돕는 의료용품 보급"이라고 말했다. 또 "고려대 산하 지주자회사이다 보니 제품 판매에 한계가 있는데,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제품을 개발해 이 한계를 넘어서겠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 개발에 모든 역량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취와 수술 위험도 높은 환자 치료 위해 응급 로봇수술 매뉴얼 구축
그렇다. 일반적으로 로봇을 이용한 응급수술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다. 로봇을 세팅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전담 인력이 상시 대기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로봇수술은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에 사용하기엔 적합하지 않아 외래를 통해 수술 날짜를 잡은 일반 환자에게 주로 적용해 왔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담낭질환 응급 로봇수술을 하게 된 건 지역사회의 필요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안산 지역 일대에 사는 담낭질환 응급 환자가 우리 병원에 많이 온다. 이들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민과 노력을 거듭한 끝에 로봇수술 준비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10분으로 단축했다. 기존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응급 로봇수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시스템을 마련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담낭 염증이 심하거나 담도가 폐쇄돼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상태로 타 병원을 찾았다가 해결하지 못 한 채 다시 고려대 안산병원으로 이송되는 환자들이다. 이들 환자는 대부분 고령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각종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 마취와 수술 위험도가 높은 환자라 이들을 대상으로 응급 로봇수술을 하고 있다.
급성담낭염으로 다른 병원에서 복강경 수술을 받다 담도 손상 사고가 발생해 고려대 안산병원에 전원 된 환자가 있다. 살펴보니 이 환자는 담낭 주변에 염증이 심하고 담도구조가 다소 특이했다. 그것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게 사고 원인이었다. 즉시 응급 로봇수술을 시행해 담도 마이크로 튜브로 두 동강 난 담도를 꿰맸다. 개복하지 않고도 담도 복원에 성공한 사례다.
담낭질환 수술 치료법 비교
- 개복 수술 : 수술 부위를 15cm 정도 절개한 후 진행
- 복강경 수술 : 복부에 3~4개의 작은 절개창을 내고 수술 진행
- 단일공로봇수술 : 배꼽 부위에 단 1개의 절개창만 내고 수술 시행
담낭은 복부 깊은 곳에 있어 잘 보이지 않고 수술 도구가 접근하기 어렵다. 주변 혈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술 과정에서 주변 장기를 손상시킬 위험도 크다. 각도와 움직임이 제한적인 복강경 수술 기구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다. 반면 로봇 팔은 관절이 있어 몸 속에서 자유롭게 꺾이기 때문에 수술 중 움직임이 자유롭고, 영상을 10배 이상 확대해 보여주는 카메라가 달려 있어 짧은 시간 안에 정교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가장 먼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통증과 출혈량이다. 로봇 담낭절제술을 하면 개복 수술에 비해 통증과 출혈량이 현저히 적다. 수술 중 다른 장기를 건드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회복 속도가 빨라 환자가 수술 당일 퇴원하는 사례도 있다. 복강경 수술을 해도 퇴원까지 2~3일이 걸리니, 로봇수술 시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할 수 있다.
식습관을 잘 관리해야 한다.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단기간 체중 감량을 목표로 무리한 식이 제한을 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영양식을 섭취하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고려대 안산병원 송태진 교수가 알려주는 담낭질환 O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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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담낭 질환으로 진단받았지만 증상이 없으면 괜찮다.(X)
담낭은 제거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속설 때문에 생긴 오해다. 증상이 없는 담낭 결석의 경우 경과 관찰을 하면서 특별한 치료 없이 지내는 경우가 있긴 하다. 하지만 담낭 용종이나 담낭 벽이 두꺼워지는 담낭 선근증처럼, 추후 담낭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질환의 경우 증상이 없어도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복부 초음파나 복부 CT 검사에서 담낭에 이상 소견이 나왔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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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담낭절제술을 받지 않아도 생존에 별 무리가 없다.(X)
증상이 있는 담낭 결석의 경우 담낭염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담낭염이 심해지면 패혈증으로 인해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오랫동안 항생제 치료를 받기도 한다. 또 담낭염이 발생한 상태에서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면 개복 수술을 하게 될 확률이 높다. 담낭 용종이나 담낭 선근증은 담낭암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담낭암은 여타 암에 비해 치료 성적이 매우 좋지 않으므로, 암으로 발전하기 전 조기에 담낭절제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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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담낭을 절제하면 오래 못 산다.(X)
담낭은 담즙을 보관했다가 음식을 먹을 때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저장고다. 담낭이 없어도 담즙 자체는 간에서 생산이 되기 때문에 몸에서 분비되는 담즙 양이 줄지는 않는다. 환자에 따라 담낭절제술 후 소화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지만 담즙 성분을 포함한 소화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개선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체가 새로운 상태에 적응하므로, 담낭절제술 이후 대부분의 환자가 수술 전과 큰 차이 없이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다.
- EDITOR: 장치선
- PHOTO: 박해윤,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