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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량 많아지는 봄철,
소아 감염질환 주의보

바이러스가 전파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은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쉬운 계절이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감염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되는 감염질환은 봄의 불청객이라 불린다.
바이러스는 특정한 환경 조건이 갖춰지기 전에는 활동하지 않다가 조건이 갖춰지면 기승을 부리는 습성을 갖고 있다. 기온이 따뜻해지는 봄은 야외 활동이 늘고 이동량이 증가함에 따라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쉽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감염질환의 공격 목표가 되기 쉽다.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점점 따뜻해지는 봄철, 특히 주의해야 할 소아 감염질환 종류와 대처 방법을 최영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소아 감염질환은 15세 이하에게 발생하는 감염으로 인한 질환을 의미한다. 폐렴, 볼거리, 수두, 수족구병 등 종류가 다양하다. 바이러스성 감염질환은 해마다 유독 기승을 부리는 종류가 달라지는데, 바이러스끼리 세력을 확대하려고 치열하게 경쟁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떤 바이러스가 유행할지 예측하는 게 쉽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는 바이러스성 질환 감염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할 뿐 아니라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쉬운 환경에 곧잘 노출되기 때문이다.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많은 바이러스는 타액을 통해 전파된다. 어린이집에서 사용하는 장난감에 묻은 침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린이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는 가벼운 증상이 나타날 때부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중증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교차가 큰 환절기엔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생체리듬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신체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소아가 감염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중요하다.

가장 흔한 소아 감염질환, 감기

감기는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호흡기 바이러스 종류는 매우 많은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RS) 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최영준 교수(1)
최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일반적으로 감기는 1~2주 안에 점차 회복되지만 바이러스가 기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외부 세균과 혼합감염을 일으켜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다. 또 축농증, 편도선염, 중이염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온다고 해서 모두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병원체인 바이러스의 종류나 침범 부위, 발생 시기 및 연령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는 감염질환에 걸리기 쉬운 만큼 독감 예방주사 등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좋다.

흔히 '심한 감기'라고 여겨지는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급성 호흡기질환이다. 라이노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RS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일반적인 감기와는 전적으로 다른 질환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독감뿐 아니라 인후염, 기관지염, 폐렴 등 거의 모든 호흡기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B형·C형 등으로 나뉘며, 각각 A형·B형·C형 독감을 일으키게 된다. 크게 문제가 되는 독감은 A형과 B형으로, 특히 큰 유행의 대부분은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아직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죽이는 특효약은 없다. 현재로서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면서 자연적으로 좋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 독감에 걸렸을 때는 푹 쉬면서 잘 먹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중요하다. 두통이 심하거나 고열이 발생해 괴로울 때에는 해열제 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고열이 3~4일 이상 계속되고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픈 등의 증세가 생기면 반드시 의사의 도움을 받아 합병증이 생기지 않았는지 검사하고 해당 증상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유·소아나 노인, 각종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는 조기에 진찰을 받고 의료적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뇌수막염, 위장관염, 수두, 수족구병

어린이가 특히 주의해야 할 감염질환 가운데는 뇌수막염도 있다. 뇌수막염은 수막에 염증이 생겨 구토, 발열, 두통,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바이러스성, 세균성, 결핵성 뇌수막염으로 나뉜다. 대개 여름과 가을에 발병률이 높다. 특히 8~10월 사이에는 엔테로바이러스(장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뇌수막염이 많이 발생한다.

뇌수막염은 면역력이 약한 3~6세 어린이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최근에는 감염 연령대가 1~10세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감기처럼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악화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뇌수막염은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쉽게 확진할 수 있으므로 만약 감기에 걸린 듯 보이던 자녀에게서 구토, 경련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가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뇌수막염은 마땅한 예방책이 없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손발을 깨끗하게 씻고 위생적으로 조리된 음식을 섭취하며 질병이 유행할 때는 사람 많은 곳 방문을 피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뇌수막염 대부분이 합병증 없이 치료된다고 하지만 소아질환은 언제나 세심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다.

최영준 교수(2)
최영준 교수는 "소아 감염질환을 예방하려면 손발을 깨끗이 씻고, 위생적으로 조리된 음식을 섭취하며, 질병이 유행할 때는 사람 많은 곳 방문을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1~4월 어린이가 특히 주의할 질환 가운데는 위장관염도 있다. 위장관염은 소아의 위장관에 생기는 질환으로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 유발된다. 위장관염에 감염될 경우 설사나 구토, 복부경련, 발열 및 체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소화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위장관염의 원인이 되는 노로바이러스는 연중 감염될 수 있으나 특히 1~4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물, 감염환자 접촉, 바이러스 감염 환자와의 비말 접촉 등으로 전파될 수 있다.

위장관염을 비롯한 노로바이러스 감염 질환은 대부분 일주일 내로 증상이 회복된다. 그러나 증상이 지속된다면 수액 및 전해질 치료가 필요하다. 일부의 경우 항생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위장관염은 평소 생활습관을 통한 감염 예방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손 씻기, 손 세정제 사용, 밀접접촉 최소화, 위생 관리 등을 통해 감염원 노출을 줄여야 한다.

발진성 질환 수두는 가려움증으로 인한 2차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수두는 호흡기 분비물에 의해 공기로 전파된다. 또 수포액에 직접 접촉해 감염되기도 한다. 붉은 홍반이 동반되며 발열, 발진이 동시에 발생한다. 얼굴이나 몸통에서 발생해 주변으로 퍼진다. 예방접종 후 발생하는 수두는 증상이 덜한 경우가 많으나 가려움증으로 인해 피부감염이 유발되기도 한다. 수두는 대부분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대증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나 피부질환, 폐렴, 뇌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치료하는 경우도 있다.

소아 감염질환, 부모의 침착한 대처가 필수

이번엔 수족구병에 대해 알아보자. 수족구병은 장(腸)내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으로 생후 6개월에서 5세까지의 영유아에게 주로 나타난다. 그동안 우리나라 수족구병의 주원인은 콕사키 바이러스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9년 수족구병으로 사망한 어린이에게서 엔테로 71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엔테로 71 바이러스는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 대만 등에서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2010년 중국에서 43만 명이 감염되고 260여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수족구병의 주요 증상은 수포다. 감염 후 3~5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손바닥과 손가락 옆면, 발뒤꿈치나 엄지발가락 그리고 입안에까지 수포가 생긴다. 수포는 쌀이나 팥알 정도 크기이며, 약간 가렵거나 아픈 경우도 있다. 수족구병 유행기에 자녀 손과 발 등에 이상한 수포 및 발진이 나타나면 감염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 일부 어린이에게서 무균성 뇌수막염이나 뇌염, 또는 심장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족구병
수족구병의 주요 증상인 수포가 발생한 발. 수족구병 유행기에 자녀 손과 발 등에 수포 및 발진이 나타나면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아직 수족구병 예방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장바이러스 종류가 70가지가 넘어 개발이 쉽지 않다. 수족구병을 예방하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양치 및 손 씻기, 물 끓여 마시기 등 개인 위생 관리밖에 없다. 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수족구병이 발생하면 되도록 집에서 쉬도록 하고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을 비롯해 주변 환경을 깨끗이 소독해야 한다. 수족구병 발병 시 대부분 7~10일 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생활 속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감염질환 발생 빈도가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사실상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감염질환에 대한 경계심이 다소 풀어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정부 규제와 무관하게 개인 위생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 주변에는 아이가 아플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많다는 것이다. 건강하던 아이가 갑자기 병에 걸리고 고통을 호소하면 부모는 동요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아이라면 가벼운 질환을 앓고 지나가는 것이 당연하다. 소아 감염질환이 유독 잦아지는 환절기, 우리 아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부모의 차분하고 세심한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EDITOR: 박정연
  • PHOTO: 박해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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