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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암 치료 표준, 로봇수술로
빠르게 바뀌는 이유

민경진 교수(1)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민경진 교수는 "자궁 근종을 로봇수술로 제거하면 절개와 동시에 지혈이 가능해 출혈이 적고 환자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부인암은 자궁과 난소를 포함한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최근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이 늘고 생활 패턴이 서구화되면서 과거 부인암의 80~90%를 차지하던 자궁경부암(현재 5위) 발생률이 대폭 줄었다. 반면 서구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자궁내막암이나 난소암 발생률이 치솟고 있다. 다행스러운 건 우리나라 자궁암 치료 기술이 좋아 환자 생존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 1위라는 점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민경진 교수에게 부인암 현황과 로봇수술 치료에 대해 들었다.

부인암의 특징은 무엇인가.

부인암은 여성에게 생기는 특이적인 암이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안쪽에 발생하며, 발병 시 질 출혈과 하복부 통증, 질 분비물 증가, 월경 과다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폐경기 이후 자궁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부분 초기에 증상이 나타나 자궁경부암이나 난소암에 비하면 조기 발견율이 높다. 반면 자궁경부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암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에야 성관계 후 출혈, 월경 외 비정상적 출혈, 분비물 악취 또는 출혈성 분비물, 배뇨 곤란, 아랫배와 다리 통증 등이 나타난다. 조기 진단이 가장 어려운 부인암은 난소암이다. 상당히 진행된 상태까지 증상이 경미하고, 말기에 이르러서도 헛배가 부르고 변이 잘 나오지 않는 정도의 증상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절개 최소화한 로봇수술, 출혈 줄고 회복 속도 빨라져

난소암은 어떻게 치료하나.

과거엔 개복 수술이 일반적 치료법으로 통했다. 이후 복강경 수술이 등장해 최소 침습수술 시대를 열었다. 최근 10년 사이에는 로봇수술이 도입돼 높은 치료 효율과 낮은 재발률을 보이고 있다. 수술 경과가 좋아 현재 치료의 중심이 복강경 수술에서 로봇수술로 빠르게 옮겨가는 추세다.

로봇수술의 장점은 뭔가.

의사가 선명하고 화질 좋은 3차원 영상 모니터를 보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체내의 미세한 구조물, 예를 들어 작은 신경이나 혈관을 잘 확인할 수 있다. 수술 과정에서 손상되면 안 되는 정상적인 구조물이 잘 보여서 집도의가 절제해야 할 조직과 절제하지 말아야 할 조직을 정확히 구별하고 좀 더 정교하게 시술할 수 있다. 또 집도의가 수술을 진행하는 콘솔에서 손목을 움직이면 로봇 팔이 그와 동일하게 움직이고, 기기 자체에 손 떨림 방지 기능도 있어 수술 경과가 개복 수술에 비해 전반적으로 우수하다.

부인암 로봇수술은 어떻게 진행 되나.

환자 배꼽 위 2㎝ 정도 지점에 구멍을 하나 뚫은 뒤 카메라를 삽입한다. 이후 첫 번째 구멍을 기준으로 양쪽 8㎝ 되는 지점에 각각 한 개씩 구멍을 더 뚫는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단일공 로봇수술'은 배꼽 위에 2.5㎝ 정도 크기 구멍 하나만 뚫고 그것을 통해 카메라와 로봇 팔 등을 모두 삽입하는 방식이다. 의사가 환자 상황에 따라 적합한 로봇수술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민경진 교수(2)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민경진 교수.
로봇수술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선호되는 이유는 뭔가.

안전성과 수술 효과 때문이다. 자궁과 난소는 주요 신경 부위가 지나기 때문에 수술이 쉽지 않은 부위다. 자궁 신경을 잘못 건드리면 성 기능에 문제가 생기거나 방광 기능을 잃을 수 있게 된다. 혈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술 시 출혈도 많다. 로봇수술을 하면 절개와 동시에 지혈이 가능해 출혈이 적고 환자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자궁근종 수술 후 임신 불가능 판정을 받았던 여성이 교수님 치료를 받고 출산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들었다. 그건 어떤 내용인가.

일반 의원에서 복강경 자궁근종 절제술을 받은 30대 여성이 이후 복통, 발열 등 복막염 증상이 발생해 고려대 안산병원 응급실로 온 일이 있다. 알고 보니 자궁근종 절제 수술 도중 미세장천공이 발생한 걸 해당 의원에서 알지 못한 것이다. 복부 CT 촬영을 해보니 장천공으로 인해 복막염이 발생했고, 그 결과 자궁근종 수술 부위에 결손이 나타난 상태였다. 외과 의료진과 함께 수술을 진행해 자궁근종 수술 부위 염증 조직을 제거하고 재봉합을 했다. 당시 환자의 자궁근종 수술 부위 근육층이 얇아진 상태였는데, 해당 부위는 임신 중 가장 많이 확장되는 자궁저 쪽이었다.
시간이 흘러 환자가 결혼을 하고 임신을 했는데 해당 부위가 너무 얇아 임신 초기임에도 자궁 파열이 걱정되는 상태였다. 결국 당시 임신은 자연유산으로 이어졌다. 이후 로봇수술로 과거 자궁근종 수술을 받았던 부위를 절개해 근육층을 여러 겹으로 다시 봉합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3~4개월 후 환자는 다시 자연임신을 했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부인암 조기 발견하려면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 필수

모든 부인암을 로봇수술로 치료할 수 있나.

그렇지는 않다. 난소암의 경우는 아직 개복수술을 표준으로 삼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이는 난소암의 진행 패턴 일반적인 암과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암은 처음 종양이 생긴 부위에서 점점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경우가 흔한데, 난소암은 횡경막이나 간 표면 등 매우 먼 곳까지 퍼지는 경우가 많다.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로는 광범위하게 퍼진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워 개복수술이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병변이 난소 또는 골반강 내에만 국한돼 있는 초기 난소암의 경우 로봇수술을 적용할 수도 있다. 또 자궁경부암의 경우 개복수술 했을 때 재발률이 더 낮다는 논문이 있어 치료법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난소암 치료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난소암은 병기에 관계없이 수술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골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난소는 조직검사를 위한 접근 자체가 쉽지 않고, 조직 채취를 위해 바늘로 찌르는 과정에서 난소가 터져 암이 복강 전체로 퍼질 위험이 높아 수술 전 별도로 조직검사를 하지 않는다. 수술을 하면서 난소를 기본으로 자궁, 림프절 등 전이가 의심되는 부분을 모두 적출한다.
이후 적출한 장기에 대한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확진한다. 병기에 따라 추가 항암치료를 진행할 수도 있다. 난소는 크기가 3~4㎝에 불과할 만큼 매우 작다. 수술 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병변만 제거해야 배란 기능과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유지할 수 있어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최소 침습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경진 교수(3)
민경진 교수는 자궁경부암 조기 발견을 위해 2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나라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국가검진을 받을 것을 권했다.
부인암을 조기에 진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부인암 중에서 발병 가능성을 미리 확인하는 선별 검사의 유용성이 확인된 암은 자궁경부암뿐이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통해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암을 발견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난소암에는 아직 선별 검사법이 없다. 최근 들어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60~70%에 이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있긴 하나, 검사 비용이 비싸고 보험 적용 및 윤리적인 문제가 있어 보편화되기까지는 장벽이 높아 보인다. 현재로서는 난소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연 1회 정도 산부인과를 찾아 초음파 검사를 받는 걸 권한다. 또 자궁경부암 선별검사 도중 우연히 초기 난소암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질초음파 검사, CA-125를 비롯한 난소암 관련 종양표지자 검사 등을 통해 난소암 검진이 가능하다.

부인과 검진과 검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자궁경부암의 경우 만 2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국가검진을 받을 수 있다. 꼭 검사를 받기를 권한다. 특히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은 매년 받는 것을 권장한다.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HPV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자궁경부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성경험 이후에도 교차반응을 통해 최대 93%까지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으며 외음부암과 질암, 항문암, 구강암 예방도 가능하다. 그러나 모든 고위험군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는 없고, 그 외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접종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HPV 백신 접종은 언제 해야 하나.

가장 좋은 나이는 9~26세다. 백신 종류에 따라 55세까지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간혹 부작용에 대해 과하게 염려하는 분이 있는데, 이미 120여 개국에서 승인받아 안전성이 입증된 약이므로 안심해도 된다.

  • EDITOR: 장치선
  • PHOTO: 박해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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