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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로봇수술,
안전성 ↑ 부작용 ↓

배재현 교수(1)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배재현 교수

로봇수술 대중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질병은 전립선암이다. 전립선은 골반 속 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정교한 수술을 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로봇수술이 가능해지면서 미세한 절제로 정교하게 암만 제거하는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로봇수술이 전립선암에 최적화된 치료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배재현 교수를 만나 전립선암의 특징과 로봇수술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전립선암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2019년 기준 국내 남성암 발생 순위 3위에 랭크됐다. 대장암(4위), 간암(5위)보다도 높은 순위다. 최근 4년간 국내 전립선암 환자 수는 2017년 7만 5,987명에서 2021년 10만 9,921명으로 44% 증가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배재현 교수는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고령 인구가 크게 늘어났다. 또 고지방 식재료와 육류 섭취량이 늘어나는 등 국민 식생활이 서구식으로 변화한 것도 전립선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최근 전립선특이항원(PSA: prostate specific antigen)을 이용한 진단 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경제적 여건이 좋아지면서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증가한 것도 전립선암 발견이 많아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립선은 남성 방광 아래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장기다. 정액을 생성해 정자의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오래 노출되는 중년 이후가 되면 전립선이 비대해져 요도를 누르면서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요도의 열리고 닫히는 기능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질환을 전립선비대증이라고 한다. 전립선암은 바로 그 전립선에 생긴 암인데, 증식 속도가 느리고 별다른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려운 암으로 평가된다. 배 교수는 "전립선암은 뼈로 전이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허리나 관절이 심하게 아파 검사를 하러 병원에 왔다가 전립선암이 뼈로 전이된 것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각 증상 없는 전립선암, 가족력 있다면 주의해야

전립선암의 발생 원인은 복합적이나,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는 '고령'이다. 배 교수는 "45세 이전에 전립선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립선암 환자는 대부분 60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전립선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배 교수는 "가족 가운데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발병 가능성이 8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배재현 교수(2)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배재현 교수는 "전립선암의 경우 로봇수술을 하면 암세포만 정밀하게 제거해 발기 신경 및 괄약근 보존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전립선암은 어떻게 치료하면 될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뼈 스캔 검사 등을 통해 암의 진행 정도를 파악한 뒤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배 교수는 "전립선암 치료법은 크게 수술적 치료와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항암약물 치료, 국소 치료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완치를 목적으로 한 수술 치료의 예후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수술이 적합하지 않거나 환자가 80세 이상 고령일 경우 방사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또 전립선암이 림프절이나 뼈로 전이될 만큼 상당부분 진행된 경우엔 전신 치료를 위해 호르몬 치료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고 전립선 안에만 있는 경우, 수술로 전립선을 제거하는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을 받을 수 있다. 배 교수는 "과거에는 근치적 전립선절제술도 개복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하는 수술법이 보편적으로 사용된다"며 "로봇수술을 하면 암세포만 좀 더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어 발기 신경 및 괄약근 보존 등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배재현 교수(3)
배재현 교수는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을 경우 만 40세부터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것을 권했다.

배 교수에 따르면 전립선은 워낙 깊은 곳에 있고 주위에 혈관과 신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또 방광과 요도괄약근이 인접해 있어 과거에는 수술 후 요실금과 성기능장애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았다. 배 교수는 "최근 로봇수술은 복부에 8mm 정도의 작은 구멍 4~5개를 뚫고 로봇 팔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며 "이렇게 하면 시야가 잘 확보되고 전립선 주위의 섬세한 조직 박리와 봉합이 가능하며,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을 할 때보다 출혈량과 통증이 크게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합병증 위험도 낮아져 수술 후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한다.

전립선암, 최선의 대비법은 정기 검진과 식생활 관리

발생 초기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정기적으로 관련 검진을 받는 게 좋다. 혈액검사에서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정상보다 높거나, 직장수지검사에서 전립선이 있는 부위에 딱딱한 혹이 만져지고, 초음파 검사 결과 암 의심 소견이 보이면 최종적으로 조직 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을 진단한다. 배 교수는 "만 50세부터는 1년에 한 번씩,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만 40세부터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면 균형잡힌 식단에 신경 써야 한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저지방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토마토의 라이코펜, 마늘의 알리신, 카레의 커큐민, 녹차의 카테킨 등이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재현 교수에게 듣는 전립선암 Q&A
"초기 전립선암 생존율 100% 육박, 배뇨 장애 발생하면 꼭 비뇨의학과에서 검사 받아보세요"

전립선 사진
  • 최근 전립선암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첫째 평균 수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은 60~70대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둘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과거엔 전립선이라는 기관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환자가 많았다. 요즘엔 건강검진 등을 통해 암이 조기에 발견되곤 한다. 셋째 식생활 변화다. 고지방식, 육식 위주 식사가 전립선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 전립선암이 생긴 걸 조기에 알 방법이 있나.

    전립선암은 보통 초기 아무 증상이 없다. 병이 상당부분 진행된 뒤에야 병변이 요도를 압박해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기 시작한다. 이때 잔뇨감, 급박뇨, 야간뇨,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정 시 통증이 발생하거나 정액에 혈액이 섞여있는 혈정액증이 나타날 때도 전립선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 배뇨 장애가 생기면 전립선암을 의심하라는 말씀인가.

    남성은 40대가 지나면 전립선이 조금씩 커진다. 비대해진 전립선이 암처럼 요도를 압박하고 방광을 자극하면 여러 배뇨 장애가 생긴다. 따라서 증상만으로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을 구별할 수 없다. 비뇨의학과에서 전립선비대증 검사를 진행할 때 암 검사도 함께 진행하니 불편감이 생기면 비뇨의학과를 찾아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 전립선암은 '착한 암'이라고 들었다. 생존율은 어떤가.

    전립선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100%에 육박한다.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상당히 느리기 때문이다. 또 전립선암은 수술, 방사선, 약물 등 대부분 치료법에 잘 반응한다. 하지만 전립선암이 상당 부분 진행돼 다른 곳까지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니 주의해야 한다.

  • 전립선암 치료법을 설명한다면.

    전이가 없는 전립선암은 수술 치료를 했을 때 결과가 가장 좋다. 나이가 많거나 기저질환 등으로 수술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방사선 치료를 하는데, 최근엔 수술 못지않은 경과를 보인다. 다른 곳까지 전이된 진행성 전립선암은 수술보다 호르몬 치료 등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1차 호르몬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으면 2차 호르몬제를 쓴다거나 항암 요법을 같이 적용한다. 고령이라도 환자가 건강하거나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는 경우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와 상담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암이 흔해졌다 해도 암 진단을 받으면 절망에 빠지거나 의기소침해지는 게 보통이다. 다행히 전립선암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치료에 잘 반응한다. 전립선암 진단을 받을 경우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또 건강할 때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며 건강을 관리할 것을 권한다.

  • EDITOR: 장치선
  • PHOTO: 박해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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