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란 무엇인가?
봄은 사색하기 좋은 계절이다.
길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가 풀리고 처음 맞이한 봄, 가까운 예술 공간에서 시간의 흐름과 삶의 방향에 대해 사색해보면 어떨까.
올봄 생각하는 기쁨을 줄 만한 공연·전시·강연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두산인문극장 <Age, Age, Age 나이, 세대, 시대> 5월 2일 ~ 7월 15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인간은 '영원한 젊음'을 소망한다. 하지만 평생 늙지 않고 젊음을 누릴 수 있다는 꿈의 낙원, 샹그릴라(Shangri-La)는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가공의 장소다. 인간은 숙명처럼 평생 나이라는 화두를 안고 살아간다. 나이에 따라 미(美)의 기준도 '아름답다', '멋지다', '잘 생겼다'에서 '건강하다', '생기발랄하다', '젊어 보인다'로 바뀐다.
나이는 시간이라는 객관적인 기준과 경험이라는 주관적인 기준이 더해지는 탓에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라는 주제는 '노화'와 '세대'로 이어지고, '인구', '돌봄', '테크놀로지'로 확장된다.
'나이'는 '갈등'과 '사회문제'까지 야기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나이'가 만들어내는 '세대차이'를 더 확고히 만들어 '나이'를 고립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이 고립은 육체적 분리뿐 아니라 정신적 소외까지 의미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꼰대', '라떼'로 축약되는 세대갈등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랜 문제로 남을 것이다.
이처럼 '나이'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다보니 '나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두산인문극장 2023'은 이 '나이'를 생각하며 지혜를 모색하는 프로그램이다. 서로 다른 나이를 가진 이들이 손을 잡는 것, 한 사람의 일생에 펼쳐지는 모든 순간의 나이를 일련의 호흡으로 어루만지는 것을 모색한다. 후회보다 화해로, 미움보다 용서로 맺는 삶이 더 의미 있지 않은가.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두산인문극장'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사회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자리다. 매년 주제를 정해 그와 관련된 공연, 전시, 인문강연, 아티스트 토크 등을 선보인다. 그동안 '불신시대', '이타주의자', '아파트', '푸드', '공정' 등을 다뤘고, 올해 주제로 선정된 것이 'Age, Age, Age 나이, 세대, 시대'다. 이번에도 공연, 전시, 강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먼저 공연은 '댄스 네이션'(클레어 배런 작, 5.2.~5.20.), '20세기 블루스'(수잔 밀러 작, 5.30.~6.17.),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정진세 작, 6.27.~7.15) 등이 무대에 오른다. 전시는 4월 19일부터 5월 20일까지 계속되며, 강연 또한 '나이와 자아 정체성(엄정식 서강대 명예교수)', '돌봄의 끝, 삶의 시작(백영경 제주대 교수)', '적정한 삶: 균형잡힌 삶이 역량이 되는 시대(김경일 아주대 교수)' 등 서로 다른 주제로 8회에 걸쳐 진행된다. 관객은 공연과 전시, 강연을 통해 '나이'라는 주제를 공감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 생애동안 허락된 순간순간 만나게 될 나와 다른 세대를 일련의 호흡으로 어루만지며 좀 더 지혜로운 공존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삶을 후회하는 것보단 화해로 매듭짓게 된다면 좋지 않을까.
- 문의 두산아트센터 02-708-5001(운영시간 :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
공연프로그램
나도 젊은 시절이 있었다. 기억을 못 할 뿐 연극 '댄스 네이션'
춤을 통해 몸의 욕망을 발견하는 10대 여성들의 성장 드라마.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댄스 파이널 우승을 목표로 한 주인공들이 강렬하고 치열한 춤의 세계를 보여준다. 10대를 훌쩍 지난 우리의 몸은 다시 그때를 감각할 수 있을까? 관객은 그들이 경쟁하는 춤의 세계를 통해 찬란하게 격동하던 자신의 사춘기를 떠올리고, 그 당시 경험한 사건과 감정이 여전히 우리 몸에 남아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그렇게 잊고 있던 내면의 10대 소녀와 마주할 수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10대 여성들은 다양한 나이대의 배우들이 연기하며 거침없는 몸의 욕망과 감각을 보여준다.
- 일정 5월 2일(화) ~ 5월 20일(토), 화·수·목·금 오후 8시/ 토·일 오후 3시
- 장소 두산아트센터 Space111
- 관람방법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 예약, 선착순 마감
나도 늙고 너도 늙고 누구나 늙는다 연극 '20세기 블루스(20th Century Blues)'
60대에 진입한 여성 4명을 통해 나이듦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 젊은 시절 교도소에서 만나 친구가 된 네 사람은 사진작가 대니의 주도로 1년에 한 번씩 만나 사진을 찍는다. 어느 날 대니가 이들의 과거를 기록한 사진을 전시하고 싶다고 말하자, 항상 다정했던 네 사람은 자신들이 타인의 관심과 평가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두려워하며 극심한 의견 대립을 보인다. 2016년 초연 당시,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존재를 부정당하는 여성들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를 돌아보며, 사회에서 규정한 노인의 역할과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인식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 일정 5월 30일(화) ~ 6월 17일(토), 화·수·목·금 오후 8시/ 토·일 오후 3시
- 장소 두산아트센터 Space111
- 관람방법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 예약, 선착순 마감
전시프로그램
나이가 내게 준 선물 '눈은 멀고'
노화로 인한 신체와 삶의 관계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전시. 태어났기에 맞이할 수밖에 없는 보편적 시간의 흐름에 대해 다룬다. 구나, 장서영, 전명은 작가가 참여한다.
- 일정 4월 19일(수) ~ 5월 20일(수), 화·수·목·금·토 오전 11시 ~ 오후 7시
- 장소 두산갤러리, 무료관람
강연프로그램
| 일시 | 강연 프로그램 | 강연자 |
|---|---|---|
| 4월 3일(월) | 나이와 자아 정체성 | 엄정식(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
| 4월 10일(월) | 노화의 과학 : 유한하기에 가능한 행복 | 류형돈(뉴욕대 의대 교수) |
| 4월 17일(월) | 인구변화가 가져올 사회경제적 불균형 : 전망과 대응 | 이철희(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
| 4월 24일(월) | 세대갈등과 세대 간 소통 | 신진욱(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 6월 19일(월) | 갓생살기를 위한 삶 디자인 전략 | 정희원(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 |
| 6월 26일(월) | 노인과 로봇 | 신희선(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연구원) |
| 7월 3일(월) | 돌봄의 끝, 삶의 시작 | 백영경(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
| 7월 10일(월) | 적정한 삶: 균형잡힌 삶이 역량이 되는 시대 |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두산인문극장 2022 '공정' 시리즈의 일환으로 진행된 인문 강연 모습.
- EDITOR: 황승경
- 이미지 제공: 두산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