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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일상 저해하는 자궁근종,
로봇수술로 정밀하게 제거한다

생리통 표현 사진

심한 생리통이나 소화장애를 동반하는 자궁근종도 안전하게 완치할 수 있다.

자궁근종은 여성 상당수가 경험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여성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위치나 크기에 따라 위험도가 높기도 했지만, 이제는 로봇수술이 보편화하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자궁근종 절제술에서 로봇수술을 표준 치료로 정립한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를 만났다.

자궁근종은 말 그대로 자궁에 생기는 근종이다. 자궁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발생 위치에 따라 장막하, 점막하, 근층내 근종으로 나뉘는데, 20대부터 생기기 시작해 40~50대가 되면 60% 이상이 종양 하나 정도 발생할 만큼 흔한 질병이다. 암은 아니라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특히 임신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산부인과 영역에서는 중대 질환으로 다룬다.

신정호 교수는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데 작은 종양까지 따지자면 거의 70~80%의 여성에게 자궁근종이 있다"며 "문제가 되는 경우는 20~40% 정도"라고 설명했다. 근종이 있으면 심각한 생리통과 함께 생리량이 많아지고, 임신을 방해하거나 임신을 하더라도 조기진통을 유발할 수 있다. 근종은 주변 장기들을 압박하는데, 방광을 누르면 소변을 자주 보게 만들고, 장을 누르면 소화가 잘 안 되고 가스가 차는 증상이 생긴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 어머니가 자궁근종이 있으면 자매들끼리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생활 습관적으로 여성 호르몬에 노출이 자주 되면 근종이 잘 자란다. 폐경이 되고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면 근종의 크기가 줄어든다. 폐경 이후에 계속해서 근종이 커진다면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 근종이라고 생각한 자궁의 혹 중 약 0.3% 정도가 추후 암으로 진단된다."

배변과 소화 장애 동반하는 질환

신정호 교수(1)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
어떤 경우에 자궁근종을 의심할 수 있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생리량 과다로 평소보다 생리량이 늘어나면 자궁근종을 의심할 수 있다. 내막을 누르는 근종이 있을 때 하혈하듯이 양이 많아질 수 있고, 특히 빈혈을 동반할 정도로 생리량이 많아지면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생리 예정일이 아닌데도 출혈이 일어나는 부정 출혈이 있거나, 생리혈이 덩어리질 정도라면 자궁근종을 의심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생리통이다. 자궁근종이 있으면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는데, 근종 이외에도 자궁선근증이나 자궁내막증에 의해서도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 평소와 달리 생리통이 심해졌다면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봐야 한다. 임신을 준비 중인 여성인 경우 임신이 잘되지 않는다면 자궁근종이 원인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 근종이 자궁내막을 누르고 있거나, 자궁내막 아래로 튀어나와 있으면 임신을 방해한다.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빈뇨도 자궁근종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고, 직장이나 상복부를 눌러 배변 장애나 소화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자궁근종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나.

"환자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근종 개수는 물론 크기도 제각각이다. 근종이 하나만 있는 환자도 있고, 여러 개의 크기로 섞여 있는 환자도 있다. 많게는 100개까지 생기는 환자도 있고, 딱 하나만 있는 환자도 있다."

치료법은 무엇이며, 약물치료도 가능한가.

"임상 연구 중인 약물은 있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근종을 제거하는 약물 치료제는 없다. 자궁근종의 치료는 크기, 증상의 유무, 임신 계획에 따라 달라진다. 가벼운 증상만 있다면 치료할 필요가 없지만, 심하면 약물을 복용해 증상을 조절하고, 항에스트로겐 제제를 사용해 근종의 급격한 성장을 조절할 수 있다. 약물이나 호르몬제 복용으로도 조절이 되지 않고 증상이 악화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을 결정할 때는 근종이 자궁내막과 얼마나 가까운지가 중요하다. 근종이 자궁내막에 붙어있거나 아래로 튀어나와 있다면 크기가 작아도 생리량을 상당히 늘어나게 하므로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근종만 제거하는 자궁근종 절제술을 하거나, 심하면 자궁 전체를 드러내는 자궁 절제술을 할 수 있다."

근종이 난임을 유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자궁근종이 난임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임신에서 중요한 요인은 근종의 위치다. 근종의 위치가 바깥쪽에 있으면 임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안쪽 가까이 붙어있는 점막하근종은 크기가 작아도 착상을 방해해 난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거나, 임신을 하더라도 조기진통을 유발할 수 있다."

자궁 보존 확률 높이는 로봇수술

자궁근종 제거술에서 자궁보존도 중요할 텐데….

"자궁근종 수술 시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자궁보존 여부다. 예전에는 자궁보존이 힘들었지만, 로봇수술이 도입되면서 근종만 절제하고 자궁을 살리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최근에는 출산연령이 늦어지면서, 가급적이면 근종만 제거하고 자궁을 보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자궁을 보존하는 수술을 선호하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출산 계획이 없다면 자궁 제거 수술을 많이 한다. 그 이유는 전체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이 훨씬 깨끗하고 난도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근종이 생겼던 사람에게는 재발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난소는 그대로 두고 자궁만 제거하면 호르몬 유지에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출산 계획이 없거나 어느 정도 나이가 있으면 호르몬을 분비하는 난소는 보전하면서, 자궁만 절제하는 전자궁절제술을 권한다."

신정호 교수(2)
자궁근종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는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
자궁근종은 예방할 수 있는가.

"안타깝게도 자궁근종은 뚜렷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예방할 방법이 없다. 다만 유전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어머니나 자매에게 근종이 있다면 근종이 생길 확률이 3배가량 높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검사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근종은 수술을 받아서 제거하더라도 재발률이 매우 높아 주기적인 경과 관찰도 필요하다."

로봇수술이 도입되면서 자궁근종 수술에도 변화가 생겼다. 자궁을 보존하면서도 정확히 근종만 절제하고, 정교한 봉합이 가능해졌다. 특히 단일공 로봇수술은 절개창을 1개만 뚫고 진행하기 때문에 흉터도 적어 수술에 대한 부담을 줄였고, 추후 임신도 가능하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수술로봇 전문기업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사로부터 '단일공(SP) 산부인과 로봇수술 교육센터'로 지정됐다. 이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신 교수는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의료진들에게 단일공 산부인과 로봇수술을 교육하고 있다.

단일공 로봇수술의 장점은 무엇인가.

"과거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은 절개 부위가 크거나 구멍을 몇 개만 뚫어도 수술시간이 길어진다. 하지만 단일공 로봇수술법을 이용하면 수술시간은 물론 마취시간도 줄어든다. 절개 부위도 2.5~3cm로 작아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훨씬 적고 회복도 빠르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배꼽을 통해 들어가서 거미손처럼 팔이 펴지는데, 전보다 훨씬 미세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법이 훨씬 더 정교해지고 흉터 최소화 등으로 수술 부담도 줄었다."

흉터 작고 안전한 단일공 로봇수술

자궁근종 절제술에서 로봇수술을 권하는 이유는.

"근종이 여러 개 있거나 수술 난도가 높을 경우 복강경은 정교한 수술이 불가능하다. 혹을 떼어내는 것은 복강경으로도 큰 차이가 없는데, 제일 큰 문제는 꿰매는 것이 어렵다. 근종을 떼어낸 자리를 원래대로 꿰매려면 사람의 팔이나 손처럼 수술기구를 구부릴 수 있어야하는데, 복강경은 관절이 없다. 수술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궁근종 절제술의 경우 가급적이면 로봇수술을 권한다. 대신 자궁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은 복강경으로 해도 큰 차이는 없다."

로봇수술로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나.

"근종이 너무 크면 뱃속에 로봇 팔이 들어갈 공간이 없어서 로봇수술을 할 수 없다. 근종이 배꼽보다도 훨씬 위로 올라올 정도로, 마치 만삭의 임산부처럼 배가 커지면 그때는 개복수술을 해야 한다. 이런 환자가 1년에 몇 명은 병원을 찾아온다. 그 정도로 혹이 커지면 식사를 잘할 수 없고, 혹에 눌려 소화가 안 되니 계속 마른다."

단일공 로봇수술 장면
단일공 로봇수술 장면.
복강경 수술, 로봇수술, 단일공 수술은 어느 정도 비율로 시행하고 있나.

"현재 단일공 로봇수술이 70%, 로봇수술은 10%, 복강경은 20% 정도 비율로 시행하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단일공 로봇수술이나 로봇수술 대신 복강경 수술을 원하는 환자도 있다. 경제적 부담만 없다면 로봇수술이 훨씬 정교하고 결과가 좋다. 단일공 로봇수술이 일반적인 로봇수술보다 기술적으로 더 어렵지만, 수술 비용은 거의 같다."

'단일공 산부인과 로봇수술 교육센터(에피센터)'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데….

"새로운 수술법을 개척해서 그것을 동료 의사에게 전수할 수 있는 것은 큰 보람이며 영광스러운 일이다. 현재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의 산부인과 의료진들에게 단일공 로봇수술 술기를 교육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의 풍부한 로봇수술 경험과 로봇수술법 연구를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도록 노력하겠다."

자궁근종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모든 자궁근종이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증상이 있으면 약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빈혈도 심하고, 생리통으로 고통스러운데도 치료를 미루는 것은 본인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빈혈이 심한데 참고 사는 환자들이 많은데 빈혈은 모든 신체 기능을 저하시키고,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심한 빈혈이 있으면 반드시 참지 말고 수술을 받을 것을 권한다. 수술기법의 발달로 이제는 회복도 훨씬 빠르고 통증도 적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기를 바란다. 로봇수술을 받고 다음 날이면 충분히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 EDITOR: 김은식
  • PHOTO: 김도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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