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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법도 다양한 복잡 치루,
의료진 숙련도 따라 결과 달라진다

윤순석 교수(1)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순석 교수.

항문샘에 고름이 잡혀 구멍이 생기는 치루는 일상을 망가뜨릴 만큼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그중 복잡 치루는 환부가 깊고 넓어 치료하기 까다로운 질환이다. 복잡 치루는 10대부터 40대까지 젊은 세대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순석 교수를 만나 치료법에 대해 물어봤다.

항문 주변에는 원활한 배변을 돕기 위해 윤활유 역할을 하는 분비물을 내보내는 분비선이 존재한다. 이곳에 세균이나 이물질 등을 통해 급성 염증이 생기면 항문 주변에 농양(고름)이 생기게 된다. 치루는 대부분 항문 농양을 원인으로 발생한다. 항문 주변에 볼록 튀어나온 외공(구멍)이 만져지면 앉거나 걷는 게 불편하며 온종일 통증에 시달린다.

외공을 통해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분비물과 고름, 가스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윤순석 교수에 따르면 치루는 노년층에게서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한창 때의 젊은이, 그중에서도 특히 활동량이 많은 30~40대 남자들에게서도 흔한 질병이다.

치루는 괄약근 침범 정도에 따라 단순 치루와 복잡 치루로 구분한다. 단순 치루는 치루의 길이 하나뿐이고, 항문 괄약근 깊이 측면에서 봤을 때 항문 쪽으로 얇게 주행하는 형태를 보인다. 항문 피부 가까운 곳에 외개구(구멍)가 형성되는데, 내괄약근만 포함하거나 외괄약근 바깥쪽만 포함할 경우 단순 치루로 진단한다.

복잡 치루는 단순 치루와 달리 샛길이 외괄약근 상당 부분을 포함하거나 외괄약근 위로 올라가는 등의 깊고 넓게 발생한다. 이외에도 크론병이나 결핵성 장염으로 발생한 치루, 재발성 치루, 여성의 경우 치루 위치가 질 쪽으로 주행했을 경우, 괄약근이 선천적으로 약한 사람에게 발생한 치루, 다발성 치루 등도 복잡 치루에 해당한다. 윤 교수는 "복잡 치루의 치료 방법은 종류에 따라 수술법이 다르기에 치루를 정확히 분류하고 진단해 알맞은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만이 복잡 치루 완치

치루를 완치하는 방법은 수술이다. 현재 의료계에는 복잡 치루 수술을 위해 실이나 탄성 밴드, 배액관 등으로 괄약근을 동여매어, 괄약근 손상은 피하면서 절개하는 '치루 절개술', 치루관을 통해 고무줄을 넣어 올가미처럼 묶어 두는 '씨톤(seton)', 괄약근간을 지나는 치루관을 묶어 줘 대변이 외괄약근까지 진행하지 못하도록 막아 치루를 낫게 하는 '괄약근간 누관 결찰술', 항문내외괄약근을 치루관까지 절단해 치루관을 드러낸 후 이 치루관을 제거하고 절단된 항문내외괄약근의 끝과 끝을 단단문합(端端吻合)하는 '치루절개술 후 내괄약근성형술' 등 다양한 수술법이 존재한다.

복잡 치루의 경우 대개 길이 여럿인 데다 복잡하고 병소가 깊이 있는 탓에 1950년대 이래 다양한 치료가 시도돼 왔다. 여러 개 샛길에 남아 있는 병소에 의해 재발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도 복잡 치루 치료는 대장항문외과 분야에서 최대의 난제로 꼽히고 있다.

복잡 치루 새 치료법 개발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에서는 윤 교수가 홍광대 교수와 함께 복잡 치루 환자에게 맞춘 새로운 수술법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두 교수가 개발한 고주파열치료(RFA)를 이용한 수술은 특수하게 고안된 철사 모양 기구에 고주파 열을 발생시켜 샛길에 삽입해 조직을 태워 파괴시키는 치료법이다. 2022년 3월 연구에 착수해 동물 임상실험에서 이 수술법으로 복잡 치루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치료 기구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향후 인체 대상 임상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기까지 4~5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어지는 윤 교수의 말이다.

윤순석 교수(2)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순석 교수(가운데)가 복잡 치루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치루 수술법과는 달리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괄약근 등의 조직이 손상되는 일이 없고, 합병증과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수술 부위가 작아 수술 후 회복도 빠르다. 완치율도 높다. 고주파 열 치료(RFA)를 이용한 복잡 치루 수술은 기존 시술법의 문제점과 한계점을 해소하며 복잡 치루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시술법이다."

숙련된 전문의가 시술하지 않으면 완치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복잡 치루 수술이기도 하다. 의료진의 숙련도와 전문성에 따라 수술 성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는 단순 치루 및 복잡 치루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는 곳이다. 이 병원에서 연간 집도하는 복잡 치루 수술은 연간 100여 건에 달한다.

복잡 치루는 현재 뚜렷한 예방 수단이 없기에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윤 교수는 강조한다.

"치루의 초기 증상인 항문주위농양 상태라면 고름을 빼낸 후 좌욕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 배농이 잘 이뤄지지 않고 농양이 심해지면 세균이 피부조직을 뚫고 밖으로 나와 의자에 앉아있기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터널이 남아 치루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조기 발견과 함께 수술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항문 주위농양에서 복잡 치루로 이행할 수 있는 만큼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

  • EDITOR: 김건희
  • PHOTO: 박해윤, 고려대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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