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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음주 두경부에 치명적,
금연·금주가 최고의 예방법

흡연 및 음주하는 사람 흡연 및 음주하는 사람

'두경부(頭頸部)'는 머리와 목 부분을 말한다.
여기에서 뇌와 갑상선, 눈을 제외한 부분에서 생기는 암을 두경부암이라고 통칭한다. 후두암, 인두암(비인두암, 편도암, 혀뿌리암), 구강암, 침샘암, 비부비동암 등이 대표적이다. 삶과 직결되는 이 질환들을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해야 할까?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능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 이런 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예를 들어 쉰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거나, 숨이 차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불편하거나, 목에 없던 혹이 만져지거나, 낫지 않는 혀의 통증과 궤양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흡연과 음주를 많이,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담배-후두암, 술-인두암 특히 위험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백승국 교수는 "담배와 술을 많이 했다고 꼭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두경부암 환자 중에는 담배나 술을 즐겼던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두경부암 가운데 제일 많이 생기는 건 후두암이다. 중앙암등록본부 관련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2016년 한 해 동안 2만3000여 명이 후두암을 새 진단받았다. 남녀 성비는 16 대 1로, 남성에게서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했다. 연령별로는 60대 34%, 70대 30.2%, 50대 21% 순이었다. 고령의 남성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데, 담배와 술 때문이다.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백승국 교수는 "담배와 술을 많이 했다고 꼭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두경부암 환자 중에는 담배나 술을 즐겼던 분들이 많다"면서 "특히 후두암은 담배, 인두암은 술로 인한 유전자 변이가 많다"고 말했다.

후두는 파이프 같은 구조인데, 목 중앙에 있다. 담배 연기, 심한 음주, 공해물질, 바이러스 등 위험인자에 의한 후두의 반복적인 염증과 손상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암을 유발한다. 백 교수는 "후두는 말하고, 숨쉬고,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후두암이 생기면 말을 못 하거나, 숨이 차고, 잘 못 먹을 수 있어 기능을 보존하면서 암을 잘 떼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후두암은 목소리 변화 등 증상이 빨리 나타나 초기 발견이 많다.

이비인후과에서 후두 내시경 검사를 받고 물혹, 성대결절, 성대부종 등이면 다행이지만 하얀색 반점인 백반증이 보이거나 궤양처럼 파고 든 게 보이면 암을 의심해야 한다. 조직을 떼어내 동결절편 검사를 하면 30분 내로 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좀 더 확실한 결과를 알기 위해서는 일주일쯤 걸리는 최종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동결절편 검사에서 암으로 보이면 CT, MRI, PET CT, 경부초음파 등을 통해 몸에 어느 정도 퍼진 상태인지를 확인해 암 진행 정도를 결정한다. 백 교수는 "암 원인물질은 두경부에만 암을 발생시키지 않고 신체 다른 부위에도 악영향을 미쳐 또 다른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폐암, 식도암, 위암, 방광암 등 2차 암을 찾기 위한 광범위한 전신검사를 한다"고 말했다.

"방사선 치료, 목소리 변성 줄일 수 있어"

치료법은 초기암인지, 진행암인지에 따라 다르다. 후두암 1~2기는 수술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한다. 3~4기는 수술하고 방사선 치료를 하거나, 수술을 원치 않으면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진행한다. 특히 진행암이나 재발 위험이 높은 암인 경우에 저용량의 항암제를 같이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방사선 치료는 두 달간 매주 5일 병원을 방문해 받는다.

백 교수는 "제거되는 후두의 범위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보통 수술을 하면 후두 조직을 잘라내니 목소리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방사선 치료를 선택하면 목소리 변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두암이 주변 조직을 많이 침범했거나 임파선 전이가 있으면 3기 이상 진행암으로, 치료가 까다롭다. 3~4기부터는 환자가 말하고, 숨쉬고, 먹는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상당 기간 동안 음식 섭취가 불가능하며, 침도 삼킬 수 없고, 비위관(코줄)으로 음식을 먹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수술 부위가 아물었다고 해도 바로 먹지 못하고, 1~2주간 음식을 삼키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 음식물이 폐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후두의 방어기전이 수술로 손상됐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이렇게 어렵게 치료를 받고도 다시 담배를 피우는 분들이 있다"며 "특히 방사선 치료를 할 때 담배를 피운 분들에게서 재발한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금연·금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혀에 생기는 설암도 담배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음주와 바이러스, 영양결핍, 유전적 감수성 등도 위험인자다. 설암은 수술로 제거하는 게 기본이다. 백 교수는 "설암이 생겼을 때 1차 치료를 방사선으로 하면 입안 건조증이 심해지고, 침이 안 나와 밥 먹는 것이 불편해지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통 수술로 제거한다"고 말했다.

설암을 제거한 부위에는 혀가 찌그러지지 않도록 팔이나 허벅지에서 뗀 살을 붙이는데 혀가 한쪽으로 너무 당기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주는 게 기술이다. 설암은 또 임파선 전이가 많아 목 상부에 있는 임파선까지 예방적으로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인두는 숨을 쉬거나 말을 하는 데 필요한 공기의 통로이자, 입에서 내려온 음식이 식도로 내려가는 중간 통로다. 인두에 암이 생기면 목구멍에 뭔가 걸린 것 같은 이물감이 느껴지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다. 목소리가 변하거나 가래 섞인 피가 나올 수도 있다. 인두암은 위치에 따라 비인두암, 구인두암(편도암, 혀뿌리암), 하인두암 등으로 나뉜다. 비인두암인 경우, 중이염이 생겨 귀가 먹먹하기도 하고 암이 뇌신경을 침범해 물체가 두 개로 보이기도 한다.

인두암 원인이 자궁경부암 바이러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가 인두암 원인인자로도 지목된다.

인두암도 담배와 술이 발생 위험을 높인다. 또 다른 원인인자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가 지목된다. 이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구인두암 중에서도 편도암 환자에게서 감염이 확인된 비율이 높다. 백 교수는 "어떤 이유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편도암 환자가 늘고 있고, 10명 중 5~8명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인다"며 "젊은 사람일수록 많고 여성이 좀 더 많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항암제 치료 등의 효과가 좋은 편이라는 것이다.

인두암을 수술할 때는 시야 확보에 유리하고 접근성이 우수한 경구강 로봇수술이 많이 시도된다. 백 교수는 "두경부암 치료법이 많이 좋아져 최근엔 후두암 기준으로 5년 상대생존율이 65~75% 수준으로 올랐다"며 "방사선 치료도 3차원 정밀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침샘 손상을 줄이는 등 인체 기능을 보존하는 기술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장 좋은 것은 흡연과 음주를 중단해 예방하는 것이다. 두경부암은 50대 이상에서 발생빈도가 높으니, 앞서 기술된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 EDITOR: 이주연
  • PHOTO: 지호영,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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