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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보존수술&방사선 치료,
'여성 살리는 환상의 콜라보'

유방암 수술 중인 고대안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이혜윤 교수팀.

불과 20년 전만 해도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들은 '여성성'을 잃게 되는 큰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제는 암종을 확실히 제거하는 것은 물론 유방암 재발률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까지 고려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비결은 바로 유방보존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병합하는 것이다. 고대안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이혜윤 교수와 함께 더욱 정밀해지고 발전한 유방암 수술에 대해 알아봤다.

유방암은 비교적 조기에 발견하기 쉬운 암종이다. 비침습적 검사인 초음파 또는 유방촬영술 같은 검진을 통해서 얼마든지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40세 이상 여성이라면 누구나 2년에 한 번씩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된 유방촬영술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여성 인구 10만 명당 전체 유방암 환자 수는 88.1명(한국유방암학회, 2015년 기준). 2000년 26.3명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유방암 조기 발견(0~1기) 시 생존율은 무려 96.6%에 달하는 예후를 보인다(국가암정보센터,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가 늘어나긴 했지만 그만큼 생존율이 높다는 얘기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모든 유방암의 근본적 치료는 '변형 근치적 유방절제술'이었다. 이 수술법은 수술 시 암이 발생한 유방 전부와 팔 아래 림프절, 가슴 근육 아래 림프절을 모두 제거하는 액와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하는 것이 핵심. 곽청술이란, 암 주변의 림프절을 폭넓게 절제하는 수술법을 뜻한다. 변형 근치적 유방절제술은 암을 완치하는 데는 효율적이지만, 한쪽 유방이 없는 상태로 평생을 살아야 하기에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큰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준다.

방사선 치료, 국소 재발률 20~30% 낮춰

유방 전체를 절제하지 않으면서 유방을 남겨두는 수술법은 없을까. 있다. 바로 '유방보존수술'이다. 이 수술이 전 세계적으로 안전하게 널리 사용될 수 있게 된 건 방사선 치료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196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시행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는 유방보존수술 이후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증명해줬다. 유방보존수술 시행 이후 남은 유방 조직에 보조 치료의 일환으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 결과, 변형 근치적 유방절제술의 치료 결과와 차이가 없었던 것. 유방보존수술과 방사선 치료의 병합치료는 현재 유방암의 기본 치료법으로 활용된다. 고대안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이혜윤 교수의 말이다.

"유방보존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병합하는 치료법은 변형 근치적 유방절제술과 비교할 때 장기적인 생존율 면에서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유방을 보존하면서도 완전절제술과 유사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혜윤 교수는 "유방보존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병합하면 완전절제술과 유사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방암 표준 치료는 유방보존수술과 유방전절제수술이다. 둘 중 어떤 수술법을 시행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은 단순히 암의 병기가 아닌 유방암 크기와 환자의 유방 크기 비율, 방사선 치료 시행 가능 여부 등이다. 이 교수는 "유방보존수술 이후 방사선 치료의 시행 여부는 담당 전문의와 상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물론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경우에도 필요에 따라 수술 이후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시행한다. 국제학술모임 'EBCTCG'가 2014년 영국 의학저널 '랜셋(Lancet)'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방사선 치료가 국소 재발률을 20~30%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 치료는 환자가 팔을 들고 누워 있는 자세에서 받는다. 대개 1회 치료는 10분 내에 끝난다. 과거에는 유방암 방사선 치료 시 치료 횟수는 30~35회, 치료기간은 6~7주가량 소요됐다. 최근엔 이보다 치료를 빠르게 마치는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병원이 많아지면서 치료 횟수는 20회 이내, 치료기간은 4주 이내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통상적으로 방사선 치료는 통증이 미미하고 환자 입장에서도 치료 부담이 적어 다른 병이나 증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입원하지 않고 외래진료로 받을 수 있다.

고대안산병원은 지난 8월부터 최첨단 암 치료 리니악 '트루빔(TrueBeam) STx'를 가동 중이다. 트루빔 STx는 방사선 수술에 특화된 방사선 치료기다. 기존 치료기보다 방사선을 더욱 정밀하게 조준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암종에만 높은 선량을 집중시킨다. 트루빔은 유방암 치료 시 유방에서 뼈나 폐, 뇌, 간 등으로 암이 원격 전이된 경우에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사선 치료기다.

유방암 원격 전이가 일어난 경우라도 치료법의 발달로 환자의 생존기간이 길어졌다. 무엇보다 전이된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면서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트루빔 STx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강조한다.

"트루빔 STx는 전이된 암을 치료하면서도 주변 정상 조직 부위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트루빔 STx가 유방암 원격 전이가 일어난 환자들의 치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방사선 부작용의 진실과 오해

유방암 방사선 치료는 유방과 겨드랑이 임파절 부위에 집중된다. 유방암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치료받는 부위의 피부가 햇볕에 탄 것처럼 검거나 붉게 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크게 불편을 느낄 정도까지 진행되지는 않는다. 치료가 끝나면 수개월에 걸쳐 차차 회복돼 본래 피부색을 되찾는다.

드물게 심한 가려움이나 발작, 혹은 피부가 벗겨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럴 땐 담당 방사선종양학과 의사와 상의해 약을 바르거나 치료를 잠시 쉬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단, 유방암 방사선 치료 중에는 치료 부위 피부가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이 부위에 뜨거운 찜질을 하거나 마찰(때수건 등을 이용한)은 삼가야 한다.

유방암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또 다른 부작용은 팔 부종이다. 팔 림프관 내 림프액은 겨드랑이 림프계를 거쳐 혈액 내로 순환하는데, 겨드랑이 임파절을 긁어내는 곽청술을 받았거나 겨드랑이 임파절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 경우에는 이 림프액의 흐름이 막혀 팔이 붓는 부작용이 더러 생길 수 있다. 환자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한 가지 사실은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은 방사선을 받은 부위에만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 교수의 설명이다.

"피부의 색이 변하거나 팔 림프 부종을 제외한 항암제 부작용과 같은 증상(탈모, 심한 구역질, 전신적 피부색의 변화)은 발생하지 않는다. 흔히 알려져 있는 탈모나 심한 구역질, 전신적 피부색 같은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유방암 방사선 치료 시 환자에게 심장의 부작용이나 폐렴 등의 발생 가능성을 설명하는데, 이는 과거 방사선 치료 기술이 조악할 때 주로 발생하던 부작용일 뿐 현대의 치료 기술을 이용하는 경우 이들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 따라서 이에 대해 과한 우려를 가질 필요는 없다."

꾸준한 운동과 채소, 유방암 예방 도와

방사선 치료는 탈모, 구역질 등 항암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팔 림프 부종 관리법은 다음과 같다. 휴식 시 팔의 높이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해 팔에 있는 림프액의 순환을 돕는다. 치료받는 방향의 팔로는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을 피한다. 감염은 부종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부종이 있는 부위를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깨끗하게 관리한다.

압박붕대나 스타킹, 마사지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이 경우 의료진과 상의하고 시행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폐경 전후에 유방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암협회에서는 빨리 걷기 같은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 하는 것을 권장한다. 운동 종류보다는 운동 강도와 지속 정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때도 유방암 치료를 받은 부위를 과하게 사용하거나 마찰하는 행위는 피하고, 팔 부종이 있다면 잠시 쉬는 것이 좋다.

채소 섭취는 폐경 후 유방암을 예방한다. 상추, 깻잎, 배추, 양배추, 무, 양파, 마늘, 파 같은 채소가 대표적이다. 이들 채소에 들어 있는 파이토케미컬 등은 암 성장인자를 억제하고 여성호르몬에 의한 암 형성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로틴이 많은 음식 섭취도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구마, 당근, 시금치, 호박, 멜론이 여기에 해당한다. 금주와 금연 역시 유방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비만은 폐경 후 유방암의 위험을 높이므로 체중 관리는 필수다.

  • EDITOR: 김건희
  • PHOTO: 김성남,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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