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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WALK

새로운 생명,
도심 속 재생공간

온실형 카페인 천상가옥 전경. 천장이 통창으로 돼 있어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도시를 걷다 보면 언젠가부터 낡은 건물을 재생해 다른 용도로 새롭게 활용하는 건물 업사이클링(Upcycling) 사례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그 지역의 역사적 자취를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는 시대에 옛 것을 재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이 재생의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생명을 얻은 도심 속 재생공간을 만나봤다.

성수연방의 두 동 사이에는 방문객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야외 중정이 마련돼 있다.
천상가옥으로 향하는 문.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판매하는 띵굴스토어. 150여 개 브랜드, 1,500여 개 제품을 선보인다.

성수동의 2세대 재생공간 성수연방

'수제화의 메카'로 불리던 성수동은 최근 몇 년 사이 창고나 공장을 개조한 도심 재생공간이 줄 지어 문을 열며 이제는 대표적인 도시 재생지역으로 꼽힌다. 2019년 초 오픈한 성수연방은 최근 성수동에서 가장 '핫하다'고 불리는 재생공간으로, 과거에는 화학공장이었으나 지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곳이 소비자 중심의 공간이기 이전에 '생산, 유통, 소비를 아우르는 구성원 중심의 생활문화 소사이어티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성수연방을 만든 공간 브랜딩 회사 OTD는 이곳을 "고대 시대부터 이어진 길드(Guild)에서 그 개념을 착안했다"고 말한다. 각 분야별 개성 있는 작은 브랜드가 모여 구성원 간에 가치 공유가 일어나고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염두에 둔 것이다.

성수연방은 지상 3층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는데 1층에는 라이프스타일 숍 띵굴스토어와 각 지역의 맛집인 창화당, 피자시즌, JAFA브루어리 등으로 구성된 미식 공간이 있다. 미식 브랜드들의 생산공장은 2층에 공유 팩토리 형태로 자리 잡았는데, 효율적인 공간 활용 방식이자 이들이 지향하는 길드의 개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층에는 책과 라이프스타일 숍이 결합된 큐레이션 서점 아크앤북이 있으며, 이들은 '재생'을 키워드로 한 패션 잡화 브랜드 로우로우와 컬래버레이션함으로써 다시 한 번 공간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3층에 있는 온실형 카페인 천상가옥은 스타트업 대표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성수포럼'과 다양한 외부 대관 행사, 문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 곳이다. 통창을 통해 가슴이 뻥 뚫리는 하늘 풍경을 볼 수 있다.

성수연방 정보
  • -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14길 14
  • - 운영 시간: 공간마다 다름
  • - 문의: 070-8866-0213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원 문화비축기지

공원치고는 다소 무거운 느낌의 문화비축기지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이 공간의 과거에서 찾을 수 있다. 이곳은 1973년 중동전쟁으로 야기된 석유파동을 겪은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하기 위해 저장시설로 41년간 운영해온 마포 석유비축기지였다. 2000년에 패쇄됐다가 2017년에 '문화를 담는 저장소'라는 뜻을 담아 축제와 공연, 전시가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이자 시민들의 문화공원으로 재탄생했다.

기존의 탱크를 해체해 오픈형으로 만든 야외무대 T2. 해체한 외장재는 다른 건물의 외장재로 사용됐다. 공연이 없는 시간에는 쉼터로 이용할 수 있다.
탱크의 내부 구조가 잘 드러나 있는 T4. 복합문화공간으로 쓰인다.
문화비축기지 전경

무려 14만㎡(약 4만2,000평)에 이르는 공원 대지, 총 6,908만 ℓ에 이르는 석유를 보관할 수 있는 거대한 탱크 5개의 위용에 입이 딱 벌어지는데, 해체된 철판을 재활용해 이질감 없이 지은 신축 건물까지 포함하면 총 6개의 탱크가 있다. 저마다 개성 있는 외관을 지닌 탱크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두껍게 녹이 내려앉은 외벽은 이 산업시설이 지나온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탱크는 T1~T6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각각 공연장과 야외무대, 다목적 공간, 이야기관, 커뮤니티센터, 휴게 공간 등으로 쓰인다. 그 중앙에 위치한 야외 공간인 문화마당은 주로 장터, 소풍 등 다양한 축제의 장이 되곤 한다.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연간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오는 10월 11~13일에는 문화비축기지 전체에서 '생태문화축제'가 열리며 각종 포럼, 전시, 공연 및 체험 행사를 계획 중이다.

문화비축기지가 더 궁금하다면 매주 화~일요일 매일 2회에 걸쳐 공간을 함께 돌아보는 시민투어 프로그램이 있으니 활용해보자.

문화비축기지 정보
  • - 주소: 서울 마포구 증산로 87
  • - 운영 시간: 공원 24시간 개방, 각 시설 오전 10시~오후 6시
  • - 문의: 02-376-8410 / parks.seoul.go.kr/culturetank

예술로 목욕하는 곳 행화탕

동네 목욕탕은 어느새 도시에서 사라져가는 추억의 풍경 중 하나다. 1958년에 지어진 행화탕 역시 사우나나 찜질방, 고급 스파 시설이 들어서면서 쇠락해갔다. 게다가 아현동 일대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원주민이 떠나가자 자연스레 손님이 감소했고, 결국 2008년 폐업하기에 이르렀다. 그 후 빈 공간으로 방치돼 있다가 2016년 문화예술콘텐츠랩 축제행성이 인수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2018년 11월에 진행한 '예술로 목욕하는 날' 행사 모습.
오래된 동네 목욕탕의 간판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행화탕의 외관.
2016년 개관식 장면

평상시에는 '행화커피'라는 이름의 카페로 운영되며 비정기적으로 전시와 공연, 연극 등을 선보인다. 옛 간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외관부터 목욕탕 특유의 타일 벽과 바닥을 살린 내부까지 과거의 모습을 잘 살려두었다. 재차 목욕탕 콘셉트를 강조해 보여주는 점도 재미있다. 굿즈로 제작해 판매하는 제품조차 목욕용품들이다. 음료 이름조차 '반신욕라떼'라고 이름 붙이고 사람 모양의 쿠키를 음료에 꽂아 반신욕이라도 하는 듯 표현했다.

축제행성은 이곳이 과거에 대중목욕탕으로서 아현동 지역주민들의 사랑방이었듯이 지금도 그러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이른바 '예술 사랑방'이랄까. 그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행화탕은 오픈 이래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017년부터는 한 달에 한 번 '예술로 목욕하는 날'을 지정해 지역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2018년 12월에는 1958년생인 행화탕이 환갑이 되었다는 콘셉트로 '행화환갑'이란 이름의 전시와 공연, 연극 등으로 구성된 예술 잔칫상을 차려놓기도 했다. 앞으로도 비정기적으로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며 페이스북으로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행화탕 정보
  • - 주소: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19길 12
  • - 운영 시간: 오전 10시~밤 11시(단 일, 월요일은 밤 10시까지)
  • - 문의: 02-312-5540 / facebook @haenghwatang
  • EDITOR: 이수빈
  • 사진 제공: 성수연방, 문화비축기지, 행화탕 ©Chad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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