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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 어려운 진행성 폐암에도
생존율 높이는 길 열려 있다

강은주 교수(1)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은주 교수.

절반에 가까운 폐암 환자가 최초 진단 때 4기 판정을 받는다. 뒤늦게 종양을 발견해도 수술로는 치료가 어렵다.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은주 교수는 이 같은 진행성 폐암이라도 적극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 교수를 만나 진행성 폐암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다.

강 교수는 진행성 폐암을 적극 치료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치료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가 계속 개발되고 있고, 암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라 다른 치료를 받거나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진행성 폐암은 어떤 병기를 가리키는 말인가.

모든 암에서 '진행성'이라는 단어를 붙일 때는 수술과 같은 완치 목적의 국소 치료로 완전히 암을 제거하기 어려울 때 사용된다. 폐암의 경우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는 경우를 진행성 폐암이라고 볼 수 있고, 병기로는 4기에 해당한다.

항암화학요법은 진행성 폐암에만 쓰이는 건가.

일부 1기와 2기에서는 수술 후 재발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하다. 3기에서는 항암화학요법을 방사선치료와 병용하는 경우도 있고, 수술 전이나 후 치료로 시행하기도 한다. 4기 폐암에서는 항암화학요법이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이다. 아직까지 항암화학요법으로 완치에 이르는 환자는 매우 적지만, 전체적인 생존 기간을 연장하고 증상을 조절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

진행성 폐암 생존율을 높이는 표적치료제

진행성 폐암의 치료 성적은 어느 정도 향상되었나.

과거에는 폐암을 세포독성 항암제만으로 치료를 하였고 4기의 경우 치료를 하더라도 생존 기간이 1년 남짓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 표적치료제가, 2010년 이후로는 면역치료제가 개발되어 좋은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아주 다양한 치료 약제를 가지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이러한 약제들을 쓸 수 있는 환자들의 생존기간은 3년 이상으로 늘었고, 일부 환자들은 7년 이상 생존하기도 한다. 예전에 비하면 정말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전이가 되거나 진행되어 수술이 불가능한 폐암 환자들의 경우 1차로 표적 치료가 가능한 유전자 변이가 있다면 표적치료를 고려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면역항암치료와 세포독성 항암치료를 병합하거나 면역항암치료 단독 요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또는 환자가 참여할 수 있는 신약임상시험이 있다면 그것을 고려하기도 한다.

표적치료제로도 폐암을 치료할 수 있나.

최근 암 연구가 활발해지고 암 세포의 분자유전학적 특징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면서 암이 가진 어떤 특정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폐암의 발생과 관련되는 것을 알아냈고, 이 유전자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됐다.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게 되면 보통 반응률을 70% 이상 기대할 수 있다.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의 반응률이 20-30%인 것에 비해 성적이 좋은 편이다.

표적치료제 표현 사진
표적치료제로 생존율도 높아졌나.

과거에는 진행성 병기 폐암이라고 하면 평균 생존 기간이 1년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표적을 발견해서 치료를 하는 경우 평균 생존율이 상당히 많이 올라갔다. 예를 들어 EGFR 돌연변이가 있어서 EGFR 표적치료제를 쓸 경우 중앙 생존 기간이 3년, ALK 표적치료제를 쓸 경우 중앙 생존 기간이 6년 이상에 이른다.

유전자 돌연변이는 어떻게 검사하나. 유전자 검사를 따로 해야 하나.

대부분의 진행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은 표적치료제를 쓸 수 있는 유전자가 있는 경우 첫 치료로 표적치료를, 그렇지 않은 경우 대부분 백금 항암-면역항암제 조합 치료나 면역항암치료를 받는다. 환자가 표적치료제 대상인지 판단이 늦어지면 그만큼 폐암 치료가 늦어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검사하는 병리과 선생님들께서 아주 빠르게 검사 결과를 알려 주고 있다. 또한 EGFR 이나 ALK 표적치료제 말고도 다른 유전자와 치료제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어서 많은 종류의 암 유전자 정보를 빨리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 방법을 사용해 수백 개에 달하는 유전자들의 돌연변이 정보를 한 번에 알아낼 수 있다. 암 조직 뿐만 아니라 혈액에서 떠다니는 암세포를 이용해서 이런 검사를 할 수도 있고, 그 결과를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폐암 유전자 돌연변이의 양상은 다른 지역과 다른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폐암 환자들에게서는 서양 환자보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흔하게 나타난다. 서양 환자의 경우 전체 폐암 환자의 10-15%에서 발견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약 40% 정도다. 이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는 이미 1,2,3세대까지 개발되어 있고, 경구로 복용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어 환자들이 편하게 치료 받고 생존 기간도 의미 있게 개선시킬 수 있다. 또한 ALK 유전자 돌연변이도 서양에 비해 비교적 많다. 전체 폐선암의 약 2-5%에서 발견되고, 40-50대 비교적 젊은 나이, 여성에서 많이 발견되는 편이다. 폐암의 평균 발생 연령대가 60-70대인 것을 생각하면 젊은 연령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셈이다.

표적항암제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나.

폐암에 쓰이는 표적항암제는 매우 다양하다. EGFR이나 ALK 표적치료제는 이미 1, 2, 3세대 약제가 시판되고 진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 밖에도 ROS1, BRAF, MET, RET, EGFR중에서도 엑손 20번의 삽입 변이, HER2, NTRK, KRAS 변이 등 다양한 변이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좀 더 다양한 유전자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가 지금도 계속 개발 중이고, 이미 개발된 약제가 있더라도 효과를 더 개선시킬 수 있는 약제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강은주 교수(2)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은주 교수.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내성은 없나.

사실 모든 항암제가 어느 정도의 반응 기간이 지나면 내성이 생긴다. 작아졌던 암이 다시 커지고 암이 없던 곳에 새로 생기는 순간이 온다. 내성이 생기면 보통 다른 기전의 항암제로 변경하게 되는데, 일부 환자들은 수술로 제거하거나 방사선치료를 추가하기도 한다. 또 최근에는 다른 항암제로 변경을 결정할 때, 다시 조직검사를 해서 유전자 돌연변이 상태를 다시 한번 확인하여 약제를 결정하기도 한다.

암세포 공격을 지원하는 면역항암제

면역항암제 기전은 어떻게 되나.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드는 약이다. 암세포는 보통 'PD-L1'이라는 단백질로 둘러싸여 있다. 이 단백질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을 막는다. 면역세포에 달라붙어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게 막는다고 이해하면 쉽다. 면역항암제는 PD-L1이 면역세포에 달라붙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기본 구조다. 그러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신약 임상시험 참가도 도움이 되는가.

흔히 '임상 시험'이라고 하면 검증되지 않은 신약을 나에게 테스트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우선 갖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모든 항암제의 발전은 계획대로 수행된 임상 시험의 결과에 근거하여 이루어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 신약들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이 임상시험의 목표이다.

물론 임상 시험에 참여하여 신약을 받았다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효과 좋은 약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개발 단계에 있는 좋은 약제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해서 특히나 진행성 환자들에게는 한 가지 치료 옵션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약이 나온다고 해도 허가를 받아 실제 진료 현장에서 쓸 수 있을 때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걸려서 진행성 폐암 환자들이 이걸 다 기다리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기관마다, 담당교수마다 진행 가능한 임상시험 목록이 다르기 때문에 폐암을 치료하는 여러 의료진과의 협조를 통해 최대한 많은 환자들이 신약 임상시험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EDITOR: 장치선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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