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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높이는 신장 이식에서
신속 정확한 진단은 필수 코스

김성호 교수(1)

고려대 안산병원 감담췌외과 김성호 교수가 신장 이식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많은데, 기증자는 턱 없이 부족하다. 환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급해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많다. 신장 질환 치료와 신장 이식 분야 권위자인 고려대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김성호 교수를 만나 이에 대해 물어봤다.

신장(콩팥)은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해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장기다. 등쪽 척추 양쪽 체벽에 완두콩 모양의 주먹만 한 신장 두 개가 위치해 있다.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지면 노폐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몸속에 독성 성분이 쌓여 요독증 증세를 보인다. 요독증은 식욕 부진, 부종, 고칼륨혈증, 수면 장애, 무기력감과 같은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신장 기능 저하로 만성신부전을 앓게 되면 노폐물을 정상적으로 제거할 수 없게 된다. 대체요법인 복막 투석이나 혈액 투석을 이용해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낸 다음 정제된 혈액을 몸으로 돌려보낸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성신부전 환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중증도도 심해지고 있다. 만성 콩팥병(1~5단계) 환자 가운데 5단계인 말기 신부전 환자는 2011년 6만 3,341명에서 2021년 12만 7,068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만성신부전은 왜 생기나.

"원인이 다양하다. 애초부터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어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만성 질환을 앓는 성인의 경우 당뇨병, 고혈압이 만성신부전의 결정적 원인인 경우가 많다. 간혹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 영향을 미쳐 만성신부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혈액 투석 시 고통 크고 삶의 질 떨어져

김성호 교수(2)
고려대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김성호 교수가 신장 이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만성신부전 환자가 투석 치료를 받다가 왜 신장 이식을 받게 되는 건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육체적 고통이 큰 것이다. 혈액 투석 환자는 투석을 위해 주사를 자주 맞다 보니 혈관 협착이 생겨 수개월에 한 번씩 혈관 재개통 시술을 받아야 한다. 신장 이식을 받기 전까지 말기 신부전 환자는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사람에게는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다. 다른 하나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요인도 있다. 투석 치료를 건너뛰게 되면 요독증 같은 증상을 겪게 되기 때문에 정해진 일자에 맞춰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처음엔 치료를 철저하게 받다가 어느 순간부터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치료와 관리가 느슨해져 병세가 악화되거나 생명을 잃기도 한다. 신장 기능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식단 관리를 해야 하는 것도 환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물론 복막 투석이나 혈액 투석으로도 만성신부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사회활동이나 생활에 제약이 많아 결국 신장 이식을 고려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다행인 건 우리 몸에 신장이 두 개라는 사실이다."

신장 이식은 뇌사자 신장 이식과 생체 신장 이식으로 나뉜다. 생체 이식의 경우 공여자와 수혜자 모두 동시에 수술이 이뤄지나.

"그렇다. 공여자와 수혜자가 수술 5일 전 병원에 입원해 수술 준비를 한다. 적출 의료진이 공여자의 한쪽 신장 주위를 분리해 적출 준비를 하면, 이식 의료진이 수혜자의 하복부에 혈관을 분리해 신장 이식 준비를 한다. 적출한 신장을 수혜자의 장골 혈관에 연결해 새로운 신장에 피가 돌게 한다. 요관을 방관에 연결하고 지혈한 후 수술을 마친다. 수술시간은 뇌사자 신장 이식과 생체 신장 이식 모두 4~6시간 정도 소요된다."

뇌사자 신장 이식 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나.

"말기 신부전 환자들은 질병관리본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신장 이식 대기자로 등록한 뒤 신장 이식 순서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뇌사자가 발생하면 대기 기간을 비롯해 여러 항목으로 점수를 매긴다. 그 결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장기를 분배한다. 이식 대상자로 선정된 환자는 병원에 도착해 기본 검사를 받고 신장 이식 수술을 위한 준비 과정에 들어간다. 뇌사자는 사고사나 뇌출혈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급성신부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뇌사가 진행되면 신장 기능이 회복할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기다릴 수 없기에 급성신부전 상태에서 장기 적출을 시행한다. 적출한 신장은 이식을 받은 환자의 몸에서 정상으로 회복된다. 다만 회복 속도는 손상 정도와 기증 받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의료진은 적출한 뇌사자의 신장을 안전하게 이송하고, 이식 의료진은 새로운 신장을 환자의 혈관구조에 연결해 피가 돌게 한 뒤 요관을 연결한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 뇌사자 장기 이식 건수는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최근 신장 이식 30여 건… 환자 중심 치료 표방

우리나라 뇌사 장기 기증 수치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밑돌고 있다. 인구 100만 명당 뇌사 장기 기증인 수를 나타내는 PMP(Per Million Population) 수치는 2020년 9.22명에서 2021년 8.56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미국의 41.88명, 스페인 40.20명과 큰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PMP 수치 조사 대상 국가 106개 가운데 한국은 37위를 기록했다. 이 내용은 국제장기기증 및 이식 등록기구가 내놓은 '해외 뇌사 장기 기증 관련 PMP 수치 및 국내 장기 이식 대기자' 자료에 실렸다.

반면 국내 장기 이식 대기자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국내 신장 이식 대기자는 3만 1,773명에 이른다. 반면 같은 기간 뇌사자 신장 이식 건수와 생체 신장 이식 건수는 각각 677건, 1,357건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장기 기증 활성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안산병원의 신장 이식 수술 건수는 얼마나 되나.

"최근 3년간 신장 이식 수술 건수는 30여 건에 달한다. 중요한 것은 수술 건수가 아니라 환자 중심의 치료 시스템이다. 우리 병원에서는 전문의가 직접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한다. 마취과 등 다른 진료팀과 협진 체계가 유기적인 것도 강점이다. 그 덕분에 환자에 대한 진단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이뤄진다. 타 병원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신장 이식 이후 환자가 느끼는 만족감은 어떤가.

"일상의 제약이 사라져 활동이 자유로워 환자 생활의 질적인 면에서 느끼는 만족감은 매우 크다. 이틀에 한 번씩 투석을 받지 않으니 일반인처럼 생활할 수 있어 무척 만족스럽다는 거다. 투석 치료에 동반되는 다양한 합병증과 부작용, 육체적, 정신적 부담감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느낀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마음대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자기 신체 능력으로 소변을 볼 수 있으니 그보다 기쁜 일이 없다."

이식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금물

김성호 교수(3)
고려대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김성호 교수.
이식한 신장은 얼마나 사용 가능한가.

"뇌사자 신장 이식의 경우 15년, 생체 신장 이식은 20년 정도 장기를 사용할 수 있다."

신장 이식 뒤 환자의 중요한 건강관리 수칙은 면역억제제 복용이다. 이로 인한 부작용은 없나.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은 감염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므로 대상포진이나 거대 세포 바이러스 등의 감염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해 지나치게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면역억제제 용량을 조절하면서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면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기증자의 경우 생체 신장 기증 후 신장이 하나밖에 없어 그 기능에 장애가 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이 적잖다.

"장기간에 걸친 추적조사 결과 기증자의 남은 신장이 정상적인 신기능을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간혹 생체 신장 이식 수술 후 합병증을 염려해 끝내 수술을 취소하는 경우가 있다. 확률로 따지면 1만 명 가운데 3~6명 정도 합병증이 발생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생체 신장 이식 수술로 인한 부작용은 크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 교수는 합병증을 우려하는 수혜자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인터넷에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접하고 의료진도 들어본 적 없는 합병증 발병을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신장 이식 환우가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소통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많다. 이곳에 신장 이식 수술 후기 게시물이 많이 올라온다. 유용한 정보가 많아 신장 이식 수술을 고려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잘못된 의학 상식과 정보가 만들어져 나오기도 한다. 잘못된 정보에 휘말리지 말고 병원에 가서 정밀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 EDITOR: 김건희
  • PHOTO: 박해윤, 고려대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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