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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관리 필요한 알레르기 비염
반려동물 절대 금물, 코세척은 필수!

신재민 교수(1)

신재민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외부 항원에 노출된 코와 비강을 매일 생리식염수로 세척하면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꽃피는 춘삼월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봄은 고통의 계절이다. 홍역이나 수두 같은 질환은 한 번 걸리고 나면 다시는 걸리지 않는다는데, 왜 알레르기 비염은 해마다 반복되는 것일까.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이 답을 얻기 위해 신재민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를 만났다.

중학생 최모 군은 요즘 하루하루가 힘겹다. 이른 아침부터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콧물이 흘러나와 코끝이 부어오른 것처럼 붉게 변하고, 밤에는 코가 막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밤새 뒤척이며 잠을 설치다 학교에 지각한 일도 있다. 어쩌다 공공장소에서 재채기라도 하면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기 일쑤다.

알레르기 비염이 심해지는 시기에는 불편함과 스트레스 등으로 학습 능률이 떨어지고 기억력 저하, 집중력 감소 때문에 삶의 질이 낮아진다. 환절기마다 최군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면역 과민반응으로 발생하는 만성질환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항원에 대한 면역 과민반응으로 코 점막에 반복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콧속이 민감해지고 공간이 좁아지다 보니 재채기가 나오고 콧물이 흐르며 코가 막히는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우리나라 인구의 15~20%가 앓고 있을 만큼 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전략본부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2017년 690만 5,087명 △2018년 705만 1,214명 △2019년 705만 6,864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519만 3,969명, 501만 458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신재민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한번 발생하면 증상 개선이 쉽지 않고 완치도 어려운 질환"이라며 "봄철에는 특히 미세먼지, 꽃가루 등의 영향로 계절성 비염 환자가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기온 차가 점점 커지는 이맘때면 알레르기 비염으로 일상생활에 곤란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알레르기 비염은 1년 내내 코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지속되는 통년성과 계절별로 증상이 나타나는 계절성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통년성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가 유발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알려졌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반려동물의 털이나 비듬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왜 생기나.

유전의 영향이 크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자녀에게 증상이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 부모가 천식, 아토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갖고 있어도 자녀의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부모는 자녀에게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이 발생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증상 발현 시기는 보통 10~20대지만, 내내 아무 증상이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유전적 소인을 갖고 태어났으나 증상 없이 지내던 사람이라도, 특정 환경에서 최초의 증상이 발현된 뒤엔 비슷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같은 증상을 겪게 된다. 40대 이후에는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항원에 대한 면역 과민반응으로 코 점막에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 있다.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는 뜻인가.

그렇다. 환경적 요인은 크게 특이적 항원과 비특이적 항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의미한다. 이것은 쉽게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 아예 찾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비특이적 항원에는 찬 공기, 담배연기, 미세먼지 등이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 증상인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은 감기 증상과 유사하다. 알레르기 비염과 감기를 어떻게 구별하나.

알레르기 비염은 발열, 몸살 등 전신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반면 환자가 눈을 포함한 코 주위 가려움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심할 때는 눈이 가렵거나 눈물이 많이 흐르기도 한다. 특정 계절이나 장소에 따라 이런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다만 알레르기 비염처럼 보이는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알레르기 질환 환자인 것은 아니다. 실체를 알려면 의사의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다.

조기 치료로 축농증 등 합병증 막아야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비염이 축농증, 인후염, 중이염, 기관지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소아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경우 구강호흡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얼굴 변형과 치아 부정교합 등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코 가려움증을 해소하려고 얼굴을 찡그리거나 손바닥으로 코를 자주 비비는 경우가 있다. 그 여파로 콧등에 주름이 생기거나 하안검 피부가 변색되기도 한다. 코 윗부분이 부으면서 아래 눈꺼풀 주위가 어두워지는 식이다.

심한 경우엔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서 목, 귀의 가려움을 호소할 수 있다. 이 정도로 증상이 악화하면 잠을 잘 못 이루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며 우울감이 커지기도 한다. 소아나 청소년은 반복적인 코막힘과 콧물로 집중력이 떨어져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모든 신경이 코에 쏠려 짜증을 자주 내고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변할 수 있어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어떻게 치료하나.

치료법은 크게 회피요법, 약물요법, 수술요법, 면역요법으로 나뉜다. 회피요법은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이나 문제가 되는 환경 요소를 파악하고 접촉을 피할 전략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다. 집먼지 진드기, 반려동물의 털이나 비듬, 바퀴벌레, 곰팡이 등 실내에 있는 항원을 줄이는 최선의 길은 철저한 청소와 세탁이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기르지 않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을 집 밖으로 내보낸 뒤에도 비듬이나 털은 수개월 넘게 집에 남아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

신재민 교수(2)
신재민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 물질은 꽃가루, 찬 공기, 담배연기, 미세먼지, 집먼지 진드기, 반려동물의 털이나 비듬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원인 물질과 접촉 자체를 피하는 게 어렵다면 어떻게 하나.

그럴 땐 약물요법을 쓸 수 있다. 보통 항히스타민제를 경구 투약하거나 비강 내 스프레이를 활용해 면역 과민반응을 억제하는 방법 등을 쓴다. 증상에 따라 혼합해 사용할 수도 있다.

일정 기간 약물 치료를 해도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비염 환자의 코 안을 보면 '하비갑개'라는 구조물이 부풀어 비강을 막고 있다. 점막하 하비갑개 절제술, 비중격 교정술 등을 통해 이 구조물 크기를 줄이면 코 막힘 증상이 개선된다. 다만 콧물, 재채기 등 알레르기 비염의 다른 증상 완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그 외 치료법으로는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훈련해 알레르기 반응이 쉽게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면역요법이 있다. 환자를 알레르기 항원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지만, 전문의가 선별한 환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시행해야 효과가 좋다. 또 3~5년 주기로 반복 치료를 받아야 한다.

코 스프레이 장기 사용은 위험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할 목적으로 시중에 판매하는 코 스프레이를 활용해도 될까.

코 스프레이는 전문의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전문의 처방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 두 종류로 구별된다. 일반의약품에 해당하는 코 스프레이의 경우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만 혈관 수축 성분이 포함돼 있어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약물 유발성 비염이 생길 위험성이 크다.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면, 임의로 약물을 사용하기보다 전문가와 상담해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적절한 약을 처방받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코 세척을 추천한다. 매일 손과 발을 닦는 것처럼 외부 항원에 노출된 코와 비강을 세척하면 코 점막의 섬모 운동이 활발해지고, 그 결과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항원 물질과 염증 전달물질이 씻겨 내려간다. 코 세척을 할 때는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수돗물을 사용할 경우 한번 끓인 뒤 식혀서 사용하면 좀 더 안전하게 코를 세척할 수 있다.

과로를 피하고 적당한 운동으로 체력을 보강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화학첨가물이 많이 함유된 가공식품 섭취를 피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 해조류 등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게 좋다. 코 주변을 자주 마사지하는 것도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 EDITOR: 김건희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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