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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어 최전선은 병원 “환자와 의료진 함께 노력해야 이긴다”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손장욱 교수
사진제공

코로나19의 효과적인 예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손장욱 교수.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최전선은 바로 병원이다. 각종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곳인 만큼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하고 위험한 곳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안암·구로·안산병원 내 체계화된 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코로나19 방어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대구·경북지역 의료 현장에 지원까지 나섰다. 그 선봉에 선 사람이 바로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손장욱 교수다.

각급 병원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실이 크게 부족하자 환자 상태의 중증도에 따라 구분 격리 치료 중이다. 일단 중증 환자는 곧바로 격리된 음압병동에서 치료를 받는다. 이보다 경미한 경증 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 치료를 받도록 하고, 의심 환자는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다음 그 결과에 따라 입원 여부를 결정한다.

이 가운데 생활치료센터는 코로나19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자들의 자가 격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가 격리 중에 가족들과 마주쳐 감염될 우려가 있고, 일상생활을 이어가다가 접촉자가 생길 수 있다. 상태가 경증이더라도 환자이다 보니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할 필요도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많은 생활치료센터가 마련된 곳은 단시일 내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경북지역이다.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전국 각지의 의료진들이 자원봉사 원정길에 올랐다. 손장욱 교수가 3월 초 간호사들과 함께 의료 지원에 자청하고 나선 곳도 바로 경주 농협연수원에 설치된 '경북·대구2 생활치료센터'다. 당시 235명의 코로나19 경증 환자가 이곳에 입원해 있었다.

'스마트폰 앱'으로 경증 환자 한 눈에 관리

손 교수팀은 도착하자마자 환자들의 상태부터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의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경증 환자에는 65세 이상의 고령층이 포함돼 있지 않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환자 비율이 94~97%에 달했다.

손 교수는 고려대의료원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스마트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환자들에게 '개인건강기록(PHR)'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도록 했다. 그리고 환자 스스로 혈압, 체온 등의 수치를 매일 잰 다음 직접 앱에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직접 입력이 어려운 환자들은 간호사들이 전화로 상담하면서 대신 입력했다.

손 교수는 이런 시스템을 통해 대시보드 형태의 상황판을 만들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한 눈에 확인하고, 환자에게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만약 진료 결과 상태가 악화되면 응급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 조치했다.

손 교수는 "누구나 쉽게 사용하는 휴대폰을 이용하다 보니 편리하게 환자를 관리했을 뿐만 아니라 의료진이 환자에 노출되는 것도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면 병원을 파괴하고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의료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 교수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바이러스가 병원 내부까지 침투해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차단하기 위해 고려대안암병원은 대구·경북지역 환자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는 선별진료소에 들러서 진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증상이 가볍더라도 바이러스를 가진 환자가 병원을 방문한다면 입원 환자들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자료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실 입구에 마련된 음압병실 내부. 코로나19 환자는 이와 같은 음압병실을 통해 외부와 격리된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일반 환자들에 대한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여러 가지 대안도 마련했다. 예약 환자 중 병원 방문이 힘든 재진 환자에겐 주치의와 전화 통화만으로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손 교수는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환자라면 당연히 사전에 검사를 받고 안전하게 진료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병원 내 침투를 막기 위해선 환자들도 병원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환자들이 만약 코로나19 환자와의 접촉력이나 해외 방문력을 속이면 의료진이 아무리 노력해도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환자 한 명이 다른 환자들을 위해 반드시 접촉력과 방문력을 알리는 데 협조해야 한다.

손 교수는 "누구 하나만 잘해서 코로나19라는 국가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의료진과 환자들 다 같이 잘해야 한다"며 "환자들은 의료진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면서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 유입 사례에 주의해야 한다. 이탈리아 등 유럽 사례를 보면 단기간에 확진자가 많이 생기면서 의료기관이 수용하지 못해 사망률이 올라갔다. 우리나라도 확진자가 급증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손 교수는 "코로나19의 예방과 주의를 통해 환자 급증과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아야 한다"며 "이대로 확진자 발생이 주춤해졌다가 가을에 다시 바이러스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EDITOR: 임솔
  • PHOTO: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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