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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산병원 의료 지원 현장 이야기 “보호복 찢어질 뻔해 아찔… 의료 지원 절실해”

고려대구로병원 신동수·김민철 간호사
사진제공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 지원 봉사에 참여한 고려대구로병원 신동수·김민철(왼쪽) 간호사.

한 종교 신도들의 집단 감염을 계기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대구·경북지역. 시민들은 극심한 공포와 공황 상태에 빠졌고, 도시는 멈춰 섰다. 각급 병원 병실은 포화 상태. 지역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기 직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전국 각지에서 의료 지원 봉사자들이 나선 것. 고려대구로병원 신동수·김민철 간호사도 바로 그들과 함께 있었다.

올해로 7년 차인 신동수 간호사는 신입 시절 지금과 비슷한 상황을 목도했다. 바로 186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 중 38명이 사망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다. 당시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던 신 간호사는 지원 다녀온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다면 꼭 참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신 간호사는 5년 전의 바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구로 의료 지원을 신청했다.

평소 의료 지원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던 김민철 간호사는 어느 날 뉴스를 보다가 화면 속에서 고생하는 지인을 목격했다. 의료인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할 거라는 생각에 그제야 '아차' 싶었다. 관심을 두고 있던 차에 지원자 모집 공고가 올라왔고, 예정된 가족 모임도 취소하고 바로 지원했다. 올해 3년 차인 김 간호사는 확진자를 간호하게 될까 봐 걱정이 많은 부모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한다. 통화할 때마다 관련 없는 부서라고 안심시키면서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을 꺾지는 못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3월 11일 '코로나19' 최전선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으로 향했다. 당시 대구동산병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수백 명의 중증 환자가 몰려들었고, 아예 건물 자체가 코호트 격리된 상태였다.

고려대구로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두 간호사는 의료 지원기간 내내 중환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병원 내에 중환자실 근무 경험이 있는 간호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응급 상황에 대한 경험이 많았던 두 간호사에게도 현장 상황은 힘들었다.

처음 착용해보는 Level D 보호복과 얼굴 전체를 덮는 PAPR(전동식 호흡장치)를 쓰고 낯선 환경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큰 어려움이었다. 시야를 가리는 보호구와 움직임을 둔화시키는 두 겹의 장갑은 익숙한 시술조차도 시간을 지연시켰다.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하다 보니 콧등과 이마, 양 볼 등에 상처도 생겼다.

예측 불가의 사건사고도 적지 않았다. 중환자실에서 보호복이 찢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은 아마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건물 전체가 코호트 격리된 대구동산병원에서 Level D 보호복과 전동식 호흡장치를 쓰고 의료 지원 활동 중인 김민철 간호사(왼쪽).
전국 각지의 수많은 의료진들이 의료 지원 봉사에 참여했다.

환자 쾌유 지켜볼 때 큰 보람

두 사람이 첫 근무를 하던 날의 일이다. 중환자실에서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가 발생했다.

산소호흡기를 착용시키려 했으나 섬망 증상이 나타난 환자가 착용을 거부하면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치료에 협조해달라며 설득했지만 무용지물. 결국 환자는 스스로 장비를 다 제거했고, 이 과정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던 환자에게 팔이 붙잡힌 신 간호사의 보호복이 찢겨나갈 뻔했다. 하마터면 직접적으로 감염에 노출될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응급 환자를 돌보는 만큼 감염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두려움은 없을까. 신 간호사는 "사실 걱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며 "보호복을 잘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탈의 시 접촉하지 않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보호구인 PAPR를 재활용해야 하는 것도 다소 걱정스러운 부분이라 했다.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에게 의무 물자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다.

감염의 위험 때문에 늘 불안하지만, 환자의 쾌유를 지켜볼 때면 모든 걱정이 사라질 만큼 보람을 느낀다. 물론 인공심폐장치인 에크모(ECMO)를 적용해야 할 만큼의 중환자도 많지만, 상태가 호전돼 병동으로 옮겨가는 환자들에게서 감사 인사를 받을 때면 이곳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다행히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다소 꺾였다. 하지만 해외 유입 경로를 통해 확진자가 늘고 있어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간호사는 "확진자 증가세는 조금 둔화됐지만 환자들의 중증도가 올라가고 있어 지금부터가 더욱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하루 업무가 끝나면 숙소로 돌아가 TV 뉴스를 틀어놓는다는 신 간호사는 "최근 진단 키트의 개발, 치료제 등의 소식이 들리는 것을 보면서 코로나19도 곧 종식될 날이 올 테니 모든 의료진과 국민의 노력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간호사는 사스(SARS), 메르스와 같이 코로나19도 하루빨리 종식될 날을 기대하며 모든 의료진과 국민이 힘을 합쳐 전 세계적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길 희망한다.

  • EDITOR: 김경민
  • PHOTO: 신동수,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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