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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생술·저체온 치료로 '응급 신생아' 건강하게 살린다

인큐베이터 안 이른둥이
사진제공

인큐베이터 안 이른둥이를 진료 중인 고려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정희 교수.

서울 서남쪽에 위치한 고려대구로병원에는 "상태가 위중한 신생아를 보내겠다"는 주변 병원의 다급한 '전원(轉院) 문의'가 많다. 이 권역 내에서 20병상 규모의 '신생아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이기 때문이다. 고려대구로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장을 맡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신정희 교수를 만나 어떤 치료를 하는지, 신생아 중환자실이 왜 필요한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인구 감소와 혼인율 저하, 저출산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문을 닫거나 규모를 줄이는 산부인과가 많다. 반면 고려대구로병원은 지난 2018년 신생아 중환자실을 16병상에서 20병상으로 늘렸다. 전에는 자리가 없어 거절해야 했던 위급한 신생아를 더 돌볼 수 있게 된 것이다. 2022년에는 새 건물을 증축하고 리모델링해 신생아 중환자실을 넓고 쾌적한 공간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분만실 안에서 산모와 태아를 바로 수술할 수 있도록 별도의 시설을 갖추고, 신생아 소생술을 위한 전용 공간도 배치한다. 응급 상황에 빠르게 대처해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후유증을 최소화하겠다는 병원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

신생아 중환자실에는 주로 어떤 환아가 오나?

입원 환아의 3분의 1은 다른 병원에서 전원(轉院)된 신생아들이다. 예상치 못한 조산이나 신체 기형, 출생 직후 호흡곤란, 구토와 같은 소화기계 문제, 출생 며칠 후 나타나는 황달이나 감염 등 위급한 상태의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나머지 3분의 2는 우리 병원 출생아다. 산전 검사에서 문제가 의심돼 직접 관리해 온 경우들로, 이른둥이나 저체중아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스스로 호흡 유지나 혈당과 체온 조절 등을 하지 못한다. 피부 손상을 줄이고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인큐베이터가 꼭 필요하다. 특별한 진단명이 없더라도 미숙한 것만으로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발생할 수 있는 병들이 많다. 드물게는 뇌실출혈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감염관리실서 수시로 세균·바이러스 검사

어떻게 치료하나?

신생아들은 자신의 증상을 표현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뇌파와 심혈관계 등 몸 전반적인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 문제를 빨리 발견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생아 중환자실은 의료진 한 명이 많은 환아를 돌볼 수 없다. 아이를 얼마나 자주 들여다보고 조심스럽게 다루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한 명 한 명, 매우 섬세히 다뤄야 한다. 감염이나 손상에 취약해 인큐베이터 문 여는 횟수도 최소화해야 한다. 짧게는 2~3주, 길게는 3개월 정도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데 '열심히 돌보면 더 건강하게 살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치료한다.

신정희 교수는 "신생아들은 뇌파와 심혈관계 등 몸 전반적인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 문제를 빨리 발견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중한 상태의 신생아들을 위한 특별한 치료법이 있나?

출생 직후 소생술을 했거나, 중등도 이상의 뇌 손상이 의심될 때 주로 저체온 치료를 시도한다. 체온을 34℃ 전후로 낮춰 3일간 유지하고, 약 12℃ 정도의 찬물이 도는 쿨캡(Cool-cap) 모자를 씌운다. 심장이 안 뛰면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뇌가 전체적으로 손상을 받는데, 이후 뇌세포가 죽는 과정에서 체온을 낮춰 에너지 대사를 줄임으로써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손상을 막는 것이다. 자가 호흡이 어려운 신생아들에게는 일산화질소 가스를 흡입시키는 치료를 한다. 다행히 지난해엔 전년도에 비해 생존율이 나아졌고, 심한 합병증까지 간 신생아도 없었다.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 구성은?

신생아 중환자실만 전담하는 의사가 5명이다. 소아청소년과 신생아분과 전문의 2명에 전공의 3명이다. 아이들 상황이 언제 어떻게 될지, 언제 응급환아가 올지 모르니 주말이든 밤이든 24시간 콜은 당연한 일이다. 간호사는 일반 신생아실 담당을 제외한 31명이 3교대로 돌며 아이들을 지킨다. 이곳 의료진은 매달 신생아 관련 질병에 대한 콘퍼런스를 연다.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전공의나 분만실 간호사들은 신생아 소생술 시뮬레이션을 자주 하고, 일 년에 한 번은 인근 병원 의사나 간호사들을 초청해 신생아 소생술 워크숍을 연다.

감염 관리도 중요할 것 같은데.

신생아 중환자실 아이들은 특히 면역기관이 미성숙해 감염에 취약하다. 몸에 부착한 여러 장치들도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감염관리실에서 아이의 피부와 각종 의료장비 및 장치들에 질병을 일으킬 만한 병균이 있는지 수시로 검사한다. 또한 외부에서 전원해 온 신생아는 선제적으로 격리했다가 세균과 바이러스 등을 검사한 뒤 결과가 확인되면 해제한다. 면회객도 제한하고, 의료진의 손 씻기와 멸균 장갑 착용 등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저출산 시대에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 수를 늘린 이유는?

전에는 전원을 와도 병상이 부족해 거절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 4병상을 늘린 뒤에는 서남권역이나 인근 지역에서 출생 직후 아픈 아이들을 더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다른 병원 입장에서도 믿고 보낼 곳이 생긴 것이다.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 수 확장은 광범위한 의미가 있다. 고려대구로병원의 주 진료권은 서울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 양천구, 관악구, 동작구, 강서구와 경기도 광명시 등이다. 이 지역의 15~49세 가임기 여성 인구는 약 82만 명이다. 이 밖에 경기 부천시, 안양시, 시흥시에서도 환자가 많이 오는데, 이 지역의 가임기 여성은 46만 명 정도다. 이를 합치면 130만 명 정도로, 서울시와 경기도 가임기 여성의 약 21%에 해당된다.

패혈증·장염 예방에 '모유'가 최고

의료진이 신생아 중환자실 내에 있는 무균 조제대에서 신생아에게 투약할 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성숙한 신생아는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

중환자실 신생아도 모유 수유가 가능한가?

물론이다. 신생아들은 감염으로 생기는 패혈증이나 괴사성 장염 등에 취약한데, 모유가 이를 예방할 수 있다. 만삭이 아닌 조산일 때도 모유가 나온다. 분유를 먹이려는 엄마들이 종종 있는데 꾸준히 모유를 가져오도록 교육한다. 병원 간호사들이 보호자 교육을 굉장히 열심히 한다. 모유 수유뿐 아니라 목욕 방법 등 보호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집에 돌아가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고려대구로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의 장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되고 간호사 인력이 많아져 20병상의 입원 환아들을 무리 없이 돌볼 수 있다. 어려운 저체온 치료라든가, 폐동맥 고혈압 등도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소아심장, 소아신경, 소아내분비, 소아호흡기, 소아신장, 소아소화기영양, 소아외과, 소아정형외과 등 다양한 전문의와 협진이 프로토콜화돼 진료의 질이 높다. 퇴원 후에도 다각도의 장기적인 추적 진료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 EDITOR: 이주연
  • PHOTO: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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