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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 감퇴하면 조기 치매율↑
“보청기·인공 와우로 재활 꼭 필요”

고려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
사진제공

환자를 진료 중인 고려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

청력이 저하되거나 손실된 상태를 난청이라고 한다. 정확한 의사소통이 힘들어지고 집중력도 크게 떨어진다. 청소년기에 이어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소음성 난청이 나타날 우려가 크다. 고려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는 "청각세포는 한번 나빠지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청소년 난청 문제가 심각하다. 이어폰이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요즘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이어폰을 끼지 않고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서 2016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전국 중학교 57개교, 고등학교 53개교 등 총 110개 학교 3013명에 대해 전국 단위의 청소년 청력 실태 조사 사업을 시행한 적이 있다.

그 결과를 보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청소년기의 정상 청력 15dB을 넘는 비율이 중학교 1학년 17.9%, 고등학교 1학년 16.5%로 조사됐다. 10명 중 2명 가까이 청력에 이상이 있다는 이야기다. 소음성 난청은 지금 당장 문제가 되지 않아도,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예방이 필요하다.

소음성 난청이란 지속적인 소리 자극으로 유모세포가 손상돼 발생한다. 큰 소리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들으면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대부분 별다른 불편감이 없다. 하지만 점차 높은 소리를 못 듣거나 말소리를 또박또박 알아듣지 못하는 어음 분별력 저하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청력검사상 4KHz 대역의 청력 저하가 나타나고, 이후 고주파 음역의 청력 저하가 나타나다가 점차 저주파 음역까지 범위가 확장된다.

난청, 한번 나빠지면 회복 안 돼

우리 사회가 청소년의 소음성 난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한번 나빠진 청각세포는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아서다. 최준 교수는 "청소년들이 큰 소리로, 긴 시간 이어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음성 난청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우려하면서 "젊었을 때는 모르지만 성인이 되면 소음성 난청 증상이 나타나고, 그 속도는 빨라진다. 청소년기에 난청이 생기면 학업 성취도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일률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지만, 장기간 이어폰을 사용하거나 큰 소리로 들으면 난청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준 교수는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는 것처럼 보청기를 끼는 것을 '핸디캡'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당당하게 불편한 것을 극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이어폰 사용으로 소음성 난청이 생긴다면 노인들은 노화로 말미암아 난청이 발생한다. 노인 난청은 대체로 65세 전후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달팽이관 신경세포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청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노인 난청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기보다 양쪽 귀가 서서히 안 들리면서 시작된다. 초기에는 고음을 듣는 힘이 떨어지고, 점차 저음 영역으로 확대된다. 대체로 남자가 여자보다 낮은 연령에서 청력 감퇴가 두 배는 빠르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노인들이 난청을 알게 됐을 때 적극적으로 청력 재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청기를 낀다는 것을 '핸디캡'이라 생각하지 말고, 당당하게 불편한 것을 극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 교수는 "많은 사람이 눈이 나쁘면 안경을 끼고, 이를 숨기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런데 보청기는 귀가 나빠져서 사용하는 것인데 왜 숨겨야 하나. 어르신들도 같은 생각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시면 좋겠다"며 "청력 저하가 느껴지는 분들은 이비인후과를 방문하고, 난청이 진단되면 가급적 매년 청력검사를 해 보청기를 통한 적극적인 청력 재활을 하는 게 좋으며, 심한 난청의 경우에는 인공 와우이식 등의 수술적인 치료로 효과적으로 회복하는 방법도 있으니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한 효과적인 치료를 받으시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청력이 떨어지면 노인이 앓고 있는 다른 질환들이 악화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조기 치매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제 보청기를 사용해야 할까? 정해진 것은 없고, 듣는 것이 불편해지면 언제든지 사용해도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또 비싼 보청기를 한쪽만 착용하는 것보다는 어떤 보청기든 양쪽 모두 착용하는 게 청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최 교수는 청소년이든 노인이든 난청을 예방하려면 과도한 소음에 노출되지 않고, 이어폰 사용을 줄이라고 조언한다. 또 직업적으로 소음에 노출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귀마개를 사용하고, 치료 목적으로 먹는 약물이 청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청력 떨어지면 '이명' 현상 악화

한편 이명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명이란 '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지되는 주관적 느낌'을 말한다. 외부로부터의 청각적인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명이 있는 환자들은 귀에서 윙~, 삐~, 귀뚜라미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들린다고 하지만, 이명과 소리의 연관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명의 원인으로는 내이질환, 소음, 두경부 외상, 중이염, 외이도염, 약물, 스트레스나 피로 등으로 추정된다.

이명은 달팽이관 안의 유모세포가 손상되면서 비정상적인 자극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이 자극이 중추의 청각신경전도로에 자극을 줘 환자가 실제로 소리가 나는 것처럼 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의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 소리발생기·보청기 사용, 이명 재훈련치료 등이 꼽힌다. 약물치료에는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진정제 등이 사용된다. 이들 약물을 잠자기 직전에 소량 복용하면 불안이나 우울증 등이 조절되고, 수면 촉진 효과와 이명 억제 효과가 있어서다.

청력이 떨어지면 이명이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보청기도 이명 치료에 도움이 된다. 보청기가 청력을 증강시켜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줘 그 결과로 이명이 감소되는 효과를 얻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명 재훈련 치료도 도움이 된다. 이 치료는 이명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이명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환자의 귀에 소리 장착기를 달고 잔잔한 소리가 계속 들리도록 해 이명을 줄이고, 서서히 이명을 잊도록 하는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제브라피시 중개의학연구소 "AI 활용해 난청 신약후보물질 찾는다"

고려대안산병원은 2018년 '제브라피시 중개의학연구소'를 개소했다. 이 연구소의 소장이 바로 최준 교수다. 제브라피시는 열대에 서식하는 담수어로 성체의 크기는 3~4cm 정도다. 좁은 공간에서 대량사육이 가능하며 유지비용이 마우스나 다른 설치류에 비해 수십 분의 1 정도라 최근 임상시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척추동물로 인간과 유전적으로 많은 공통점이 있는데 심장, 간, 췌장, 신장, 흉선 등을 갖고 있다.

제브라피시를 이용한 임상시험에 대해 논의 중인 최준 교수(맨 왼쪽)와 연구진.

게다가 수정 후 24시간이 지나면 뇌, 심장, 혈관 등 대부분의 주요 장기와 기관이 형성되고, 포유류와 달리 체외수정을 해 일주일 간격으로 200~300개 정도의 수정란을 대량으로 쉽게 얻을 수 있어 유전자 조작이 용이하다. 따라서 적은 비용으로 대규모 고속기능연구가 가능하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제브라피시를 이용해 파킨슨병이나 조현병, 심장질환, 위암, 간암 등을 연구했다. 또 독성 및 약물의 안전성 평가, 신약 개발 등에 제브라피시를 활용해왔다. 최 교수는 "고려대안산병원 제브라피시 중개의학연구소에서도 신경계, 혈관, 인지기능,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고려대 공대와 함께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난청에 사용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 EDITOR: 박선재
  • PHOTO: 홍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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