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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지구 반대편으로 떠나는 봄나들이

전시소개
사진제공

(좌) 구름(남한), (우) 구름(북한)

미세먼지 가득한 날씨에도 봄나들이를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 먼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줄 만한 전시를 소개한다. 파리에서, 핀란드에서,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날아온 작가의 작품을 보며 세계여행, 아니 시간여행이라도 떠나는 기분을 느껴보자.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시간 '레안드로 에를리치 : 그림자를 드리우고'

'더 뷰' ©Hasegawa Kenta, courtesy Mori Art Museum
'탈의실' ©Hasegawa Kenta, courtesy Mori Art Museum
포스터

2013년 개관한 서울 노원구의 북서울미술관은 유소년 인구가 많은 이 지역의 특성을 반영이라도 하듯 중견작가를 초청해 현대미술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어린이 대상 전시 등 체험형 전시를 자주 선보인다. 때로 아이의 시선에 맞춘 전시는 어른들의 눈에는 시시해 보일 수도 있는데, 아르헨티나 출신의 설치미술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이번 전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듯하다.

그는 시각적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친숙한 공간을 소재로 한 설치 작품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선보이며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현대미술가다. 전시장에는 거울, 엘리베이터, 수영장 등 쉽게 접해온 사물과 공간이 펼쳐진다. 각각의 공간에 이미지의 상을 반사하는 요소가 있고, 관람객은 그것 때문에 시각적 환상을 경험한다. 탈의실의 중첩된 거울 탓에 반사 이미지와 실제 공간을 구별할 수 없는 식이다.

이를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눈으로 보이는 것이 실재인가'라는 질문이 떠오르게 한다. 일상의 작은 요소를 놓치지 않고 끈질기게 관찰해 설치미술로 선보이는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전복적 사고는 그간 사물을 익숙한 방식으로 보아왔던 우리에게 '낯설게 보기'의 중요성을 일컫는다. 그러므로 전시장을 채운 작품은 일종의 개념미술로 해석된다.

아이의 시선으로는 착시 효과에서 오는 이질감이 주는 재미를 느낄 것이고, 어른의 시선에서는 허구와 진실, 나와 타자, 환영과 실재라는 묵직한 철학적 주제로 뻗쳐나가볼 수도 있을 것이다. 총 4개의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한국의 무영탑 설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탑의 그림자'와 '자동차 극장' 등의 신작도 전시된다.

'탈의실'
'자동차 극장'
  • 일정: 2020년 3월 31일(화) 까지
  • 장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실 1, 2
  • 관람시간: 화~금요일 오전 10시~밤 8시 / 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 월요일 휴관
  • 관람료: 무료
  • 문의: 02-2124-5201 / sema.seoul.go.kr

디자인의 원류를 찾아서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핀란드 디자인 10000년'

전시 전경

국립중앙박물관이 핀란드국립박물관과 함께 마련한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핀란드 디자인 10000년'은 오늘날 북유럽 스타일이라는 말로 소비되는 북유럽 산업디자인을 중심으로 소개하거나 익히 알려진 이미지를 소비하는 전시는 아니다. 인류의 시작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핀란드의 디자인 발달 과정을 보여주며 북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한다. 따라서 미끈한 의자와 감각적인 조명 등으로 알려진 북유럽 스타일의 볼거리를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반면 그보다 조금 깊은 관점으로 디자인의 본질적 가치를 돌이켜보고 그 역사를 훑고 싶다면 만족스러울 것이다. 이번 전시는 2018년 10월부터 2019년 2월까지 개최됐던 핀란드국립박물관의 특별전 '디자인의 만 년'전의 세계 첫 순회전이며 전시 공간은 '인간은 사물을 만들고, 사물은 인간을 만든다', '물질은 살아 움직인다', '사물의 생태학', '원형에서 유형까지', '초자연에서 탈자연으로', '사물들의 네트워크' 등 6가지 주제로 나뉘어 있다.

고고학 유물부터 민속품, 현대 산업디자인 제품, 사진과 영상 등이 총망라돼 있다. 돌도끼에서 인류의 도구 발달의 역사를 돌아보며 보편성을 새긴다면, 노키아와 같은 휴대폰 브랜드를 통해서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든 실용적 디자인 산물을 접하고, 디자인 의자를 통해서 실내생활이 긴 북유럽의 생활 속에서 밀접히 발달한 가구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인류의 과거와 미래, 북유럽 대자연의 풍광을 담은 영상, 핀란드의 원목 사우나를 재현한 공간 등 관람의 이해를 돕고 재미를 더할 체험존이 마련돼 있다.

포스터
'부츠' ©핀란드국립박물관 민족학자료컬렉션
'노키아 커뮤니케이터 9000i' ©헬싱키디자인박물관 컬렉션
  • 일정: 2020년 4월 5일(일) 까지
  •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 관람시간: 월·화·목·금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 수·토요일 오전 10시~밤 9시 / 일요일 ·공휴일 오전 10시~오후 7시
  • 관람료: 성인 3,000원 / 어린이·청소년 2,000원
  • 문의: 02-2077-9000 / http://www.museum.go.kr/

19세기 파리의 낭만이 깃든 그림 '툴르즈 로트렉-물랭루즈의 작은 거인'

전시장 전경

벨 에포크 시대 프랑스는 산업과 예술, 문화가 번창했으며 피카소, 샤갈, 모딜리아니, 칸딘스키 등 유럽 각국의 화가들이 파리로 모여들었다. 이 시기에 활동했으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가가 바로 툴르즈 로트렉이다. 이번 전시는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자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로 꼽히는 툴루즈 로트렉을 국내에 선보이는 첫 번째 단독전으로, 그리스 아테네에 위치한 헤라클레이돈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1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2007년부터 그리스와 미국, 이탈리아 등에서 순회 중이며 국내가 그 14번째 전시다. 툴르즈 로트렉은 37년이란 짧은 생애 동안 5000여 점을 남길 정도로 작품 활동을 왕성히 했으며, 19세기 후반 예술의 거리 몽마르트르와 밤 문화를 상징하는 물랭루즈 등을 무대로 파리의 보헤미안 라이프스타일을 날카롭게 그려냈다. 물랭루즈에 지정석을 두고 매일 밤 드나들며 그곳에서 마주친 사람들을 일기처럼 그림으로 기록했는데 단시간에 명확한 특징을 잡아 빠른 손놀림으로 그려내면서 특유의 화풍을 완성했다.

또한 그는 대담한 표현과 다양한 기법으로 20세기의 포스터와 판화가 탄생한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포스터, 석판화, 연필과 펜으로 그린 스케치, 잡지에 게재된 그래픽디자인과 풍자 일러스트 등을 감상하며 툴루즈 로트렉의 일생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림 속 풍경과 의상, 사람들의 분위기를 통해 19세기 말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은 덤이다.

포스터
각각 석판화 작품 'La Revue Blanche', 'May Milton' ©Herakleidon Museum, Athens Greece
  • 일정: 2020년 5월 3일(일) 까지
  •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 관람료: 15,000원 / 중고생 12,000원 / 어린이 10,000원
  • 문의: 02-543-7770 / http://www.sac.or.kr/
  • EDITOR: 이수빈
  •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사야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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